새로운 친구(2)

Chat GPT

by 박경민


2. Chat GPT


분명 조금 전에 제시해 주었던 문장보다 이해가 쉬웠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에서는 살짝 부아도 치밀었다.

‘5살 시점?’

그의 얼굴에 슬쩍 미소가 지어졌다.

그는 속으로 ‘아무리 그래도 내가 그 정도는 아니지… 임마.’라고 중얼거렸다.

정해지지 않은 상태…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는 게 빠르게 머릿속에서 개념이 잡히지 않았다. 회전하고 있는 동전, 상자 안에 있는 색깔 공, 굴러가는 주사위… GPT가 제시한 모든 예시가 무슨 뜻인지는 이해했으나, 그 개념을 받아들이는 것에 ‘지연’이 있었다.

‘0과 1이 동시에 존재한다.’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 걸까?


나의 말:
큐비트는 실제로 0과 1이 동시에 존재하는 거야?

ChatGPT의 말:
결론부터 아주 명확하게 말해줄게.
“맞는 말이긴 해. 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는 달라.
0과 1이 물리적으로 반씩 나뉘어 있는 게 아니라,
0일 가능성과 1일 가능성이 겹쳐진 상태로 존재하는 거야.

이를테면 공중에서 빙글 도는 동전처럼.
앞인지 뒤인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앞일 수도 있고 뒤일 수도 있는 상태가 동시에 살아 있는 것.
다만 손으로 잡는 순간에는
앞이나 뒤, 하나로만 결정되지.”


그렇다면 큐비트는 물질이 아니라 상태라는 뜻일까? 하지만 상태라면 실제 물리 세계에서, 양자컴퓨터에서 활용될 수가 있나? GPU, NPU, HBM처럼 물리적인 무엇이어야 컴퓨터라는 걸 만들 수 있는 거 아닌가?

그의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이 떠올랐다. 그는 천천히 GPT가 제공한 문장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면서, 다시 질문을 던졌다.


나의 말:
Qubit는 그런 상태를 구현한 회로야? 아니면 물질이야?

ChatGPT의 말:
“둘 다야.
큐비트는 어떤 물질이나 물리적 시스템을 이용해 만들어진 거고,
그 물질이 0과 1이 겹쳐진 양자 상태를 갖도록 설계된 장치야.

그러니까 큐비트는
물질이기도 하고,
그 물질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를 다루는 방식이기도 해.”


큐비트는 물질이다. 그리고 상태를 나타내는 방식이다. 여기서 ‘상태’는 기존에 자신이 알고 있는 ‘상태’와는 개념이 다르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지금까지의 상태라는 건, 특정한 시점에 주어진 상황에 대한 묘사였다. 하지만 GPT가 말하는 큐비트는 그런 정해진 무엇이 아니라, 가능성을 품고 있는 시점과 상황을 말하는 듯했다. 그런 모호한 상태가 왜 병렬처리를 가능하게 하고 연산을 빠르게 만들어준다는 거지?


나의 말:
그런 Qbit이 있기 때문에 어떤 연산이 빨라진다고? 빨간 공 파란 공이 확률로 존재하는 게 왜 연산이 빨라지는 거야?

ChatGPT의 말:
“확률 상태라서 빠른 건 아니야.
중요한 건, 가능한 모든 경우를 한 번에 만들어 놓고
그 상태 전체를 한 번의 계산으로 다룰 수 있다는 거야.

고전 컴퓨터는
가능성을 하나씩 넣고 순차적으로 계산하지만,

양자 컴퓨터는
모든 가능성을 동시에 흘려보낸 뒤,
그중에서 정답이 되는 경우만 남기도록 만든다.

그래서 필요한 계산 횟수 자체가 줄어드는 거야.”

1. 고전 컴퓨터는 “하나씩 확인”
예를 들어 “정답이 되는 열쇠”를 찾으려면:
1번 열쇠 → 아니네
2번 열쇠 → 아니네
3번 열쇠 → 아니네
이걸 하나씩 차례대로 해야 해.
만약 열쇠가 1조 개면?
→ 1조 번 확인해야 해.

2. 큐비트는 ‘모든 열쇠를 겹쳐 놓은 상태’에서 출발
양자에서는 말 그대로:
1번 열쇠
2번 열쇠
3번 열쇠

1조 번 열쇠
이 모든 경우가 한 번에 중첩 상태로 존재할 수 있어.
즉,
모든 열쇠를 동시에 손에 들고 있는 것 같은 상태에서 연산을 시작한다.
이게 고전과 결정적으로 다르다.


그는 이제 조금씩 감이 잡히는 것도 같았다.

큐비트는 가능성을 포함한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물질이며, 양자컴퓨터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인풋으로 한 번에 넣어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연산이 빠른 것이다.

‘만약 그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면.’

가능성 별로 하나씩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한 번에 넣고 최적의 결과 하나를 뽑아낼 수 있다면 확실히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한 번에 입력하는 게 어떻게 가능하다는 걸까? 또 그 입력 중에서 최적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부분은 무슨 뜻일까?


나의 말:
양자에서는 말 그대로:
1번 열쇠
2번 열쇠
3번 열쇠

1조 번 열쇠
이 모든 경우가 한 번에 중첩 상태로 존재할 수 있어.
즉,
> 모든 열쇠를 동시에 손에 들고 있는 것 같은 상태에서 연산을 시작한다.
인풋이 그냥 열쇠인 거고 열쇠는 1조 개가 중첩되어 있다? 그리고 중첩돼서 있는 열쇠를 인풋으로 넣고 꼭 맞는 열쇠는 쉽게 찾는다?

ChatGPT의 말:
“거의 맞아.
양자 컴퓨터에서는 열쇠를 하나씩 넣는 게 아니라,
가능한 모든 열쇠를 하나로 겹쳐 놓은 상태에서 연산을 시작해.

다만,
1조 개의 열쇠가 실제로 따로 들어 있는 건 아니고,
1조 개 중 무엇이 될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하나의 중첩된 상태로 존재하는 거야.

그 상태 전체에 연산을 가해서
정답에 해당하는 경우만 점점 두드러지게 만든 뒤,
마지막에 하나를 꺼내는 방식이라고 보면 돼.”


‘아… 역시’

양자컴퓨터는 모든 가능성을 한 번에 입력을 받고, 그 가능성 중에서 가장 정답에 가까운 답을 찾아내는 기계라는 생각이 점점 자리를 잡아갔다. 양자컴퓨터가 기존 기술과 다른 점은 인풋의 형태에 있었다. 하나를 물어보고 그에 대한 답을 얻는 방식이 아니라, 모든 것을 한 번에 묻고 최적을 답을 얻는 방식인 것이다.

그런데 큐비트는 0과 1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상태라고 하지 않았나? 어떻게 1조 가지 열쇠의 가능성을 표현할 수 있지?

GPT가 해당 물음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었다


큐비트 1개 = 0와 1 두 경우의 중첩
큐비트 2개 = 00, 01, 10, 11 네 가지 경우가 자동으로 중첩
큐비트 40개 = 2^40 = 1조 개의 조합이 자동 생성


그리고 이때 1조 개의 조합을 인간이 하나하나 계산해서 넣는 게 아니라 큐비트의 물리적 성질 때문에 자동으로 생겨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럼 큐비트가 10개면 1024개의 가능성을 표현할 수 있는 거고, 그 가능성을 인풋으로 받아 가장 정답에 가까운 답을 찾아주는 것이 양자컴퓨터라는 말이었다. 결국 0과 1일 동시에 존재하는 ‘현상’이 핵심이 아니라 0과 1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태’, 중첩되어 있는 상태를 표현해 내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는 잠시 큐비트라는 개념을 정리하기 위해 텀블러를 들고 휴게실로 향했다. 커피 머신에서 쪼르륵하고 떨어지는 뜨거운 커피를 바라보면서도 큐비트와 가능성에 대한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분명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한 번에 이해가 되지 않았다. 확정된 세계가 아니라 가능성의 세계에 대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그에게는 어떤 가능성이 있을까?

그는 큐비트 몇 개로 이루어진 가능성을 가진 존재일까?

그가 큐비트 한 개로 표현되는 존재라면 가능성이 두 개이니 ‘삶 혹은 죽음’의 상태로만 표현이 되는 걸까?

그는 커피를 뽑아 들고 다시 책상에 앉았다.

GPT와의 대화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나의 말:
그렇다면 큐비트 하나로는 크게 의미가 없겠네

ChatGPT의 말:
“맞아.
큐비트 하나만으로는 계산적으로 큰 의미가 없어.
중첩을 만들 수는 있지만,
측정하면 결국 0이나 1, 하나의 결과만 나오거든.

큐비트가 여러 개 모이면 이야기가 달라져.
가능성들이 각각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2ⁿ개의 경우가 하나의 ‘파동 상태’로 겹쳐진 채 만들어져.

그리고 양자 알고리즘은
그 파동 상태 전체에 연산을 가해서
정답에 해당하는 부분은 강화하고,
오답에 해당하는 부분은 약화시키는 역할을 해.

그래서 많은 가능성을 가진 파동을 인풋으로 넣고도,
마지막에는 정답만 남은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어.”


그는 GPT의 답변을 읽으면서도 손끝은 계속 입술을 만지고 있었다. 이미 발라 둔 핸드크림이 다시 마르는 느낌이 들었다.

머릿속에서는 이제, 큐비트가 가능성의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물질이라는 것, 큐비트의 숫자가 많을수록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많아진다는 것, 많아진 가능성이 병렬처리를 가능하게 하고 병렬처리된 하나의 인풋을 입력하여 양자 알고리즘 연산을 통해 정답만 남은 것처럼 보인다는 것까지의 흐름이 그려졌다.


나의 말:
1024개의 가능성을 가진 파동의 상태, 이걸 인풋으로 넣을 때 정답만 남게 하는 건 양자 알고리즘이야?

ChatGPT의 말:
“맞아.
1024개의 가능성은 각각 따로 계산되는 게 아니라,
하나의 파동 상태로 겹쳐진 채 인풋으로 들어가.

양자 알고리즘은
그 파동 전체에 연산을 가해서
정답 길에 해당하는 파동은 강화하고,
오답 길에 해당하는 파동은 약화시킨다.

이 과정을 ‘간섭’이라고 부르고,
그래서 측정하면
정답 길만 남은 것처럼 보이게 되는 거야.”


생각이 여기까지 확장되었을 때, 그에게 근본적인 질문이 하나 생겼다.

‘양자 알고리즘이 무엇이길래, 정답을 강화하고 오답은 약화시키는 걸까? 신의 능력이라도 가지고 있는 걸까?’

양자컴퓨터의 구현 방식과 연산 방식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지만, 정답만 강화할 수 있는 ‘기이한 능력’이 새로운 궁금증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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