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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고 기대본 기억

외로움이 그대를 덮쳐올 때

by 숨고

산다는 게 내가 어쩔 수 없는 일을 아무리 막아내려 해도, 막아내지 못해 버거울 때가 있다. 기쁘고 좋은 날도 있지만 비 오는 날도 궂은날도 있는 것이다. 그냥 남한테는 대수롭지 않은 것이 나에게는 대수 일 수도 있다. 그래서 남이 다 나를 알지도, 이해해 주지도 못할 수 있다. 그런 날은 어떻게 단단해지도록 애쓸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갖던 어린 나에게 나는 '답은 없으니 그냥 혼자인 것에 익숙해지지 마. 지금 혼자라도 영영 혼자가 아니야. 아무런 애를 쓰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해주고 싶다. 기대면 뭐가 달라지나 싶지만, 그 사람까지 아프게 할까 싶지만. 지나치지 않게 기댈 힘만 있다면 조금은 기대도 괜찮다. 누구라도 그렇고, 누구에게라도 내 편이 되어줄 마음이 있는 사람이라면 괜찮다.


힘을 빼고 기대어 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온몸이 축 늘어져 잠이든 아이의 무거운 몸처럼. 깃털처럼 가벼운 몸도 아니다. 그렇게 가볍지만 딱딱하게 경직된 기댐도 아니다. 느슨해진 그런 맘과 몸 말이다. 그런 상태는 나를 이완시켜 주고 나를 안도시켜 주는데, 반대로 마음은 견고해지게 만들어주는 기억이 된다. 누구에게 온몸에 힘을 쭉 빼고 기대어본 기억, 그런 기억하나로 우리는 한 뼘 더 견고해진다. 그런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 버틸 수 없다면 기대어보시길 바란다. 그대가 지치면 지친 대로 기대기를 바란다. 약하면 약한 대로 괜찮다. 약한 모습 나쁜 게 아니니, 부끄러워도 작아질 것 같다 여기 지도 않았으면 한다. 세상에 '덩그러니 혼자인 것 같은 날'도 있지만 정녕 그대는 혼자가 아니다. 잘 돌아보시길 바란다. 한 사람쯔음 버텨줄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 지나가는 작가의 말

브런치팀에게서 입장티켓을 받았다. 내 글이 팝업 전시날 걸린다고 한다. 몇 명이 지원했는지, 얼마나 뽑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를 살아 숨 쉬게 해준 브런치 10주년 팝업에 내 글이 올라가서 그저 보러 갈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무척 감사하고 기쁘고 뭉클하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가서 꼭 내 삶의 한 획을 그어준 브런치의 기념일에 함께하고 싶다. 그 마음을 담아 더욱 이 공간을 사랑하고, 더욱 소중한 기회로 여기며 글을 적어내려갈 것이다. 가벼운 장난 농담 그런 것 보단. 힘빼고 진솔하게. 그런 글 말이다. 진심으로 감사해요 브런치, 그리고 소중한 시간 10주년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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