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내일 행복할 거라고 벼르지 말자
“내일이면 집 지으리”라고 노래 부르는 새가 있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봄이 오고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와도 여전히 그 새는 그 자리에 앉아 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비에 젖어 떨고 있는 그에게 어느 날 친구가 물었다
"어이 친구 오두막이라도 짓고서 비라도 피하고 살지 온통 비에 젖어 떨고 있는가 ”
그러자 그 친구는 말했다
"오두막은 무슨... 내일이면 번듯한 내 집 지을 건데.."
그렇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새는 겨울 찬바람에 눈비 맞으며 그 자리에 떨고 있었다
여전히 ‘내일이면 집 지으리’라고 노래 부르며...
"지금 현재 이 순간은 과거와 미래를 모두 함께
포함하고 있는 진정한 의미의 시간이다" -틱낫한스님-
아마 남 일처럼 웃어넘길 사람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 역시 평생을 이 새처럼 내일의 멋진 삶을 기대하며 오늘의 행복을 저당 잡히며 살아간다
하지만 여전히 그 내일은 오지 않고 그날그날 그냥 머릿속에는 그 멋진 삶을 꿈꾸고 있지만 현실 속의 우리의 삶은 여전히 거친 세파에 휩쓸리고 있다
우리 모두는 미래의 언젠가 행복할 거라 믿고 살고 있다
오직 미래의 어느 날 손에 쥘 것만 같은 결과만을 기다리며 지금 현재 일상의 삶을 재물로 바쳐 버린 채 습관처럼 주어진 현실의 숙제들을 끌어안고 전전긍긍하며 살고 있다
언제나 따라다니는 고통이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눈치채지 못한 채 그냥 이를 악물며 참으면서 그 어느 날이라는 희미하고 막연한 도피처에 몸을 숨긴 채 살고 있다
목표를 가지고 희망을 품고 사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올바른 삶의 방향이다
방향과 목표가 없는 항해가 가능하겠는가
문제는 그 목표까지 도달하는 항해의 과정에 있다
우리는 도착하려는 목적지에만 집중한 나머지 대부분의 항해길을 고단한 노동과 고통의 시간으로 허비해 버린다
하지만 도착하는 순간 우리의 기쁨과 환희는 생각보다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오히려 또 다른 더 큰 난관이 기다릴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미래의 그날이 우리를 모든 고통과 절망으로부터 구원해 줄 것이며 꿈과 같은 날들이 언제까지나 찬란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가는 도중 주변을 둘러보면서 낚시도 하고 밤에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쏟아지는 은하수를 볼 수도 있을 것이며 가끔씩 이름 모를 섬에 들러 낯선 세계의 신비한 경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항해길 자체가 즐거운 여행이 될 수도 있을 텐데도 미래의 어느 날에 사로잡혀 달리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러한 소소한 즐거움이나 행복을 느낄만한 마음의 여유는 이미 없다
지금 이 순간 항해는 즐거운 여행이 아닌 생존을 위한 의무가 되어버렸고 피할 수 없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의 연속일 뿐이다
가고자 하는 목적지에만 집중된 우리의 마음에 주변의 경치는 보이지 않은 지 오래다
아름답게 지는 붉은 노을을 보면서도 마음은 지난 세월의 회환과 밀려오는 과거의 기억에 얽매여 자기 자신을 질책하며 스스로가 복종하여 불러들인 운명이라는 형틀에 자신을 옭아매고 있다
지난날 누군가로부터 받았던 마음의 상처와 치욕을 되씹으며 불우했던 지난날 삶의 온갖 서러움과 슬픔에 눈물 흘리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기도 한다
그전에 누렸던 찬란했던 봄날의 추억을 노래하며 어깨를 으쓱해 보이지만 지금의 내가 처한 현실만 돼 확인할 뿐이다
자신이 저지른 수많은 실수와 한없이 유치했던 행위에 대한 수치심과 부끄러움에 손가락 오므리며 자책도 할 것이다
그 모래알과도 같은 수많은 사연들이 오죽하겠는가
그런가 하면 까닭 없이 밀려오는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감은 우리가 지금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어디이며 왜 내가 이 항해를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미도 망각하게 만든다
무엇 때문에 우리가 이 세상에 생명을 받아 살고 있는지 그 의미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급급해하며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조그만 파도만 들이쳐도 마음의 중심을 잃고 만다
파도가 왜 오는지 그 이유를 알 턱이 없기에 그냥 이리저리 바람 부는 대로 휩쓸려 떠다니며 엄마 잃은 아이처럼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댄다
조금 전에 느꼈던 그 소소한 기쁨과 행복은 일시에 사라지고 두려움과 걱정으로 마치 이것이 이 세상의 마지막인 것처럼 절망과 고통 속에 빠져버린다
앞뒤 상하사방 모두가 두꺼운 철벽으로 둘러 싸인 채 희망의 빛이라곤 눈곱만큼도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은 절망감에 스스로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유일한 해결책이 돼버리기도 한다
우리의 마음은 지금 이 순간에 있지를 못하고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와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사이를 방황하고 있다
과연 우리가 쉴 수 있는 내 집은 어디에 있을까
그 어린 시절 아무런 근심걱정 없이 뛰어놀며 안기던 어머니의 품속 같은 안식처를 간절히 찾지만 찾을 길이 없다
우리는 과거를 통해 배우고 경험한다
그리고 그 경험을 교훈 삼아 지금 이 순간 배우고 깨달을 것이며 그 깨달음을 통해 미래의 바라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미래의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고 지나간 과거의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는 것은 지금 현재 이 순간이다
틱낫한 스님은 말한다
"지금 현재 이 순간은 과거와 미래를 모두 함께 포함하고 있는 진정한 의미의 시간이다"
과거와 미래는 지금 현재 이 순간에 스며 있는 관념 속의 허상이며 우리들이 꾼 꿈과 같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기억과 상상 속의 장면일 뿐이다
어떨 때는 과거 어린 시절 아스라했던 기억보다 강렬했던 꿈속의 기억들이 오히려 더 실재적이며 현실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꿈과 현실의 관계 즉 실재와 허상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진 것이다
결국 과거와 현재 미래는 모두 한 편의 긴 꿈과 같은 환상 속의 긴 여정이지만 우리가 생생히 살아있음을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순간은 지금 현재 이 순간이다
지금 이 순간 생생히 살아 숨 쉬며 존재하고 있는 자신을 자각하고 느끼며 누릴 수 있을 때 우리는 진정한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가 있으며 우리들이 언제나 쉬고 싶은 영원의 안식처가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있음을 우리는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지금 현재 이 순간으로 돌아와 현실을 직시하여야 한다
그리고 불편하고 고통스럽지만 지금 현재와 대면하여야 한다
더 이상 숨지 말고 앞으로 나와야 한다
그러면 반드시 길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우리는 운명처럼 모든 것이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기계적인 존재가 아니라 예측불가능한 무한한 가능성의 세상에서 능동적인 선택을 하는 창조적인 존재이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기 전까지 상황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기다리고 있다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리고 내가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내가 성공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도 나를 성공한 사람으로 바라볼 것이며 이 일은 당연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일이 쉽게 성사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심각한 일도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면 정말 별일 없이 일이 흘러간다
반면에 별일 아닌 일들도 심각하게 반응하여 오히려 일을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다
우리 앞에 펼쳐진 수많은 선택지 앞에 우리가 현명한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외적인 선택에 앞서 내적인 자기 자신의 선택이 먼저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
선택중 궁극의 선택은 자기가 자신을 선택하는 것이다
복잡하고 다양한 외적인 선택에 비해 내적인 자기 자신의 선택은 아주 단순하다
어떤 조건이나 댓가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오직 자각하고 결단만 내리면 된다
우리가 성향이라고 부르는 내적인 자기 선택은 크게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의 차이이다
내가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외적인 상황과 세상이 바뀐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부정적인 자기규정은 수많은 선택지에서 자기 자신을 일정한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자기 자신을 묶어버린다
나 자신도 지금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후 깨닫게 된 사실이 바로 이러한 자기 한정이었다
이러한 자기 제한은 나에게 자신감 결여와 매사에 수동적인 삶의 자세를 갖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반면에 나에게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여 중첩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았을 때 우리는 훨씬 성공적이고 창조적인 행복한 삶을 살 수가 있을 것이다
'너무 늦었어'라든지 '지금은 행복할 수가 없어'라면서 현실을 부정한다면 여전히 우리는 결핍 속에서 지금을 살아가야 한다
이제 우리는 내일 행복할 거라고 미루지 말고 지금 이 순간 행복할 거라고 자신을 선택하여야 한다
긍정의 마음만 있다면 의외로 수많은 행복의 요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