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2.사람의 삶은 사소한 것들이 쌓여 채워진다.

by 마부자


오늘은 한 권의 책과 함께 하루를 보냈다.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라는 책이었다.


책을 펼쳤을 때는 그저 한 편의 조용한 이야기를 읽는 기분이었지만, 몇 장을 넘기고 나니 문장들이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이 책은 거창한 사건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주 작은 순간들, 누군가의 침묵과 선택 사이에서 흔들리는 한 남자의 마음을 따라가는 이야기였다.


책 속의 주인공은 눈앞에 놓인 어떤 장면을 외면할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오래 바라볼 것인지 그 사이에서 고민한다.


그 모습을 읽다 보니 이상하게도 내 삶의 장면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53년을 살아오는 동안 내 주변에서도 비슷한 순간들이 많았을 것이다.


아주 작아서 그냥 지나쳤던 장면들, 잠깐 마음이 멈칫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나갔던 순간들.



그때는 그것이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그렇게 살아간다고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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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어쩌면 삶이라는 것은 거대한 선택보다 이런 사소한 순간들로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작은 순간에 잠시 멈추었는지, 아니면 그냥 지나쳤는지.


그 차이가 시간이 흐른 뒤에는 전혀 다른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


나는 그동안 너무 많은 장면들을 그냥 흘려보냈던 것 같다.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그 일이 내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어떤 순간들을 깊이 바라보지 않고 지나간 적도 있었을 것이다.


그때는 그것이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책을 덮고 나니 마음속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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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다고 여겼던 일들이 사실은 사소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사람의 삶은 거창한 사건보다 이런 작은 순간들로 채워진다.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는 일,

잠시 멈춰 서서 어떤 장면을 바라보는 일,


혹은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조용히 선택을 하는 순간들이 모여 한 사람의 시간이 만들어진다.


그저 책을 읽고, 문장을 따라 생각을 조금 더 오래 붙잡고 있었던 하루였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니 마음 한쪽이 조금 달라진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살아가며 또 많은 장면들을 만나게 되겠지만, 오늘처럼 한 번쯤은 그 순간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삶이라는 것은 그렇게 작은 순간들을 다시 발견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오늘 나는 그 사실을

한 권의 조용한 책을 통해 다시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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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감사합니다.^^


좋은 책 한권을 만났습니다. 이런 날이 요즘 너무 감사합니다.

좋아하는 출판사의 서평단이 선정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오후에 창문을 열어 놓았습니다. 찬바람보다 먼저 들어오는 초봄의 햇빛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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