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가면

by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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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동물 개체들 사이에 성격 차이가 생길까. 한 연구에서는 단순히 개체의 특질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역할 분화와 갈등 조정의 산물이라고 본다. 집단 안에서 동물 개체들은 먹이나 짝, 서열 같은 자원을 두고 경쟁하는데, 이런 갈등을 줄이기 위해 서로 다른 역할에 전문화된다. 그리고 그 역할에 맞게 성격도 굳어진다. 한번 선택된 역할을 뒤집고 바꾸는 데에는 큰 위험과 비용이 따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일관된 성격으로 유지된다고 보았다.*

2. 페르소나. 사회적 기대에 맞춰 쓰고 벗는 심리적 가면이라는 의미이다. 우리는 회사나 가족, 친구 사이에서 수많은 역할 가면을 바꿔 쓰지만, 시간이 지나고 반복되다 보면 어떤 역할은 원래 그것이 나의 모습인 양 고정되어 버린다. 내가 반복해서 쓴 가면이 진짜 내가 되는 것이다.

3. 어느 정도의 기질은 타고 나는 것이겠지만, 결국 한 사람의 성격은 사회적 기대 혹은 그의 열망이 만들어 주는 것일지 모른다. "저는 원래 성격이 그래요."라는 말은 어쩌면 어떠한 시도도 해보지 않은 무기력한 변명일 수도 있다. 원래의 성격이란 것은 없다. 그것 역시 내가 선택한 가면 중 하나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역할을 바꿔 다른 멋진 가면을 써보자. 그 가면을 계속 쓰고 있으면 그게 진짜 나의 모습이 될지 모른다.



* Ralph Bergmüller & Michael Taborsky(2010), 'Animal Personality due to Social Niche Specialisation', Trends in Ecology & Evolution, vol. 25


목, 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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