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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무사하면 잘 사는 거다.

무탈함을 감사

by 이연화

아침에 일어나 매일의 루틴처럼 미온수 한 잔을 마시며

핸드폰을 확인했다.

밤사이 와있던 문자들 속에 언니의 문자가 있었다.

두 눈을 비비며 몇 번을 읽어보았다.

'다섯째 언니가 어젯밤 응급수술을 받았다는 둘째 언니의 문자였다.'

가슴이 철렁했다. 떨리는 가슴을 달래며 둘째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인데 갑자기 왜 응급수술을 했어?"

"복통이 심해서 응급실 갔는데 난소물혹이 터져서 바로 응급수술 들어갔데"

"난소물혹이 터졌다고"

"나도 자세히는 모르겠어. 제부도 정신없는 상황이라서"

"알겠어. 병원은 어딘데?"

"000 병원이래"

"그래. 알겠어"

전화를 끊고 부랴부랴 나갈 준비를 했다.

네이버 길 찾기를 이용해 제일 빠른 교통편을 검색했다.

2시간을 이동해 병원에 도착했다. 안내데스크에 면회신청을 했다. 면회가 안된단다 ㅠㅠ

형부에게 전화를 걸었다. 병원 안 면회실에서만 면회가 가능하다고 해서 형부만이라도 만나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수척해진 모습으로 내려온 형부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언니는 어때요? "

"좀 안정됐어요. "

"많이 놀랬겠네. 밥은 먹었어요?"

"입맛도 없네요"

"그래도 죽이라도 먹어야지."

"얼른 죽이라도 먹고 올라가. 언니들이 형부 죽이라도 먹이래"

"처제는 밥 먹었어요?"

"나도 입맛이 없어서 배고픈지도 모르겠어요. 정신없이 내려와서 그런가"

"처제도 몸 안 좋으면서 어떻게 내려왔어요"

"그래도 보고가야 마음이 편하지. 형부도 걱정되고 해서"

"살이 그냥 쏙 빠졌네"

형부와 이야기를 나눈 뒤 서둘러 병실로 올려 보냈다.


병원을 나서며 둘째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황을 설명한 후 전화를 끊었다.


어릴 적부터 몸이 약했던 언니였다.

교무실에서 내 이름이 불리면 언니가 아프다는 것과 같았다. 방송 소리가 날 때마다 긴장했던 나!

그런 나를 보며 언니는 말했다.

"네가 언니 같다"

"그러게 분명 나랑 언니랑 바뀐 것 같아"


언니가 있어 내가 좀 더 당차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다.

언니는 자기 때문에 맨날 힘들게 했다며 속상해했지만

오히려 언니가 있어서 선배들과도 잘 지낼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응급수술이 잘되어서 다행이었다.

되돌아오는 길에 형부에게서 전화가 왔다.

"형부! 나 거의 도착했어요. 잘 왔으니 걱정하지 마요."

그런데 언니의 가녀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언니야! 괜찮아?"

"어. 괜찮아. 몸도 안 좋으면서 어떻게 왔어"

"갈 수 있으니까 갔지. 말하기 힘드니까 담에 얘기하고

얼른 쉬어. 입맛 없어도 밥 먹고 약 먹으려면 속이 든든해야 해. 알겠지"

"그려. 조심히 올라가"

"그려. 내 걱정하지 말고 몸 회복 잘하고 있어"


참으로 다행이다.

무사히 수술받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참으로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를 무탈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복이 아닐런가

오늘의 무탈함에 감사하며 언니의 회복이 잘 되길 바라본다.


건강하게 아자아자 아자!

#무탈함 #기도 #건강 #가족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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