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입니다.
TV 프로그램에서
현지인이 뚝딱뚝딱 손질해서 잘라주는
코코넛을 보면서
나도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TV 프로그램에서
코코넛을 맛본 사람은 너도 나도
코코넛은 시원하고 달콤하다고 했다.
나도 해외 여행을 가면
코코넛을 꼭 먹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몇년을 벼르던 해외여행을 갔고,
그 어떤 음료보다 코코넛을 먼저 먹어보았다.
맛은 엄청난 실망이었다.
시원하지도 않았고, 그다지 달지도 않았다.
물에, 설탕 1 티스푼 넣은 느낌이었다.
몇년 동안 내가 TV에서 보며
부러워하고 동경하던 코코넛의 맛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
남이 가진 것,
그 모든 것은
막상 가지게 되면,
꿈꾸고 기대하던 것과는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지금 가지지 못해서
지금 경험하지 못해서
지금 먹지 못해서
속상하고 답답하고
우울하고 불행할 때
나는 그때 먹었던
코코넛의 맛을 떠올린다.
글과 사진 - 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