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앵무새는 아직 살아있을까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by Ben

소설 속에는 앵무새로 비유되는 인물이 두 명 있다.

한 명은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은 앵무새 그 자체였다.


다른 한 명은 실제 나쁜 짓에 가담했는지 알 수 없으나 그가 어울렸던 무리의 죄로 인해 오랜 시간을 잃게 된다. 십 대부터 마흔이 넘는 긴 시간을 송두리째 빼앗긴 그가 안타까웠지만, 그가 과연 앵무새였는지는 동의할 수 없었다.


나에게는 소설 속 세 명의 어린이가 더 앵무새로 느껴졌다. 순수하기만 했던 아이들, 하지만 곧 잃게 될 순수함에 콜라로 건배를 건네던 자발적 아웃사이더의 통찰.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앵무새는 외부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스스로 그 앵무새를 죽인다고.


나 또한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나의 앵무새는 아직 살아있을까?









아직 저 애의 양심은 세상 물정에 물들지 않았어. 하지만 조금만 나이를 먹어 봐. 그러면 저 앤 구역질을 느끼지도 않고 울지도 않을 거야. 어쩌면 세상에서 옳지 않은 일을 봐도 울먹이지 않을 거야. 앞으로 몇 년만 나이를 더 먹어 봐, 그렇게 될 테니.







「크면 어릿광대가 될 거야. 그래, 맞아. 광대가 되는 거야. 웃는 것 말고는 사람들에 대해 이 세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을 거야. 그래서 서커스단에 들어가 허파가 터지도록 실컷 웃을 거야.」 딜이 말했습니다.

「딜, 넌 지금 반대로 알고 있는 거야. 광대들은 언제나 슬퍼. 그들을 보고 웃는 건 관객이란 말이야.」 오빠가 말했습니다.

「그럼 난 새로운 종류의 광대가 될래. 무대 한가운데 서서 관객들을 쳐다보고 웃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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