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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비밀 : 소설가가 푼 우주의 수수께끼

틀을 벗어난 다른 관점의 시각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가져온 거죠

by 이열

혹시 이런 생각 안 해보셨을까요?

우주는 무한대고, 별들의 숫자도 무한대에 가깝다면 왜 밤하늘은 온통 별빛으로 환하지 않을까?


19세기 독일의 천문학자가 실제로 이런 질문을 학계에 던졌다고 하는데, 꽤 오랫동안 해답을 찾지 못했었다고 합니다.

처음 이 문제에 그럴싸한 답변을 내놓은 사람은 천문학자도 물리학자도 아닌 소설가, 애드가 앨런 포...!

"별이 무한하게 많다고 해도 그 별빛이 지구에 도달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우주 공간의 대부분이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아직 방출된 빛이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당당하게,

"이 아이디어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진실이 아닐 수 없다."라고 했다네요.


어떤 자신감이었을까요? 전문가들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문학적 상상력으로 접근해 그럴듯한 해답을 제시하는 모습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별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던 한 사람의 통찰이 우주에 대한 이해를 한 걸음 더 앞당긴 거죠.


하지만 당시 우주는 무한하고 정적인 존재라고 믿었기 때문에 이 주장은 딱히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었다고 하네요. 아직 먼 곳의 빛이 도달하지 않았다는 것은 우주가 고정불변이 아니라는 얘기니까요.


현세의 우리는 그의 얘기가 맞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요.


빛의 속도는 유한하므로, 대부분의 별이나 은하의 빛이 아직 지구에 도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우주는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 엄청난 속도로 팽창하고 있죠.

또, 지구에서 멀리 있는 천체의 빛은 파장이 늘어나, 사람이 볼 수 있는 가시광선이 아닌 전파, 적외선 등으로 바뀌게 된다고 하네요.


과학자들이 어려워한 질문에 대해, 예술가가 방향성을 제시한 사례입니다. 틀을 벗어난 다른 관점의 시각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가져온 거죠.


가끔 평범한 질문이 우리 생각의 지평을 얼마나 넓히는지, 이런 순간을 마주하면 경이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우주 쪽으로 돌아서면 왜 저 자리엔 별이 없을까? 하는 단순한 호기심이 우주의 탄생과 변화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는 거니까요.


일상에서도 전문 분야를 넘어선 다양한 독서와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때론 업무에 지쳐 '이런 책 읽을 시간에 돈 공부나 할걸...' 하는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오히려 그 '딴 길로 새는' 시간이 더 큰 통찰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앞으로 밤하늘을 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질 것 같아요. 눈에 보이는 별빛 너머,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수많은 빛의 파장이 지구로 향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밤하늘이 더욱 경이롭게 느껴지니까요. 그리고 그 무한한 어둠 속에, 아직 우리에게 도달하지 못한 별빛들이 언젠가 이 공간을 채울 것이라는 상상도 설렙니다.




사진 : pixabay

참고문헌:

https://m.nownews.seoul.co.kr/news/science/spaceNnature/2015/04/28/201504286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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