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들이 연결되는 순간

지금 보니 모든 점이 하나의 선을 만들고 있었다

by 이열

작년에 이사한 집 근처에 모교가 있다. 퇴근길에 익숙한 교문을 지나칠 때마다 학창 시절을 떠올린다. '좀 더 열심히 공부할걸' 하는 후회도 든다.


그런데 최근 쓰고 있는 이야기에 그 시절 경험을 녹여내다가 불현듯 깨달았다. 그래도 놀아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바이브가 있다는걸.


도서관에서 밤새워 공부했던 친구들보다 성적은 못했지만, 나는 다른 걸 배웠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람들의 감정을 읽는 법을, 의미 없어 보이는 대화에서 진짜 이야기를 찾는 법을. 책상에서는 배울 수 없는 인생의 교과서.


언뜻 보면 뚜렷한 목적 없이 그냥 굴러온 인생이다. 하지만 살펴보면 신기하게도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다. 그때 나눈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지금 내가 쓰는 글의 바탕이 되고, 별것 아닌 경험들이 누군가에겐 공감이 되는 문장으로 태어난다.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앞만 바라봐서는 점들을 연결할 수가 없다. 뒤돌아봐야 점들이 선으로 이어진다." 그저 하루하루를 살았을 뿐인데, 지금 보니 모든 점이 하나의 선을 만들고 있었다.


모교 앞을 지날 때마다 이제는 후회보다 감사함이 더 크다. 완벽하지 않았기에 더 인간적이고, 계획대로 되지 않았기에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된 내 인생에.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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