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돈을 들여서 제대로 운동을 시작한 것은 4년 전이다.
허리 디스크가 터져 한 달간 누워 있었다.
치료가 끝나자, 재발을 방지하려고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그전에는 비용 때문에 엄두도 못 냈던 운동이다. 다시는 아프고 싶지 않아 과감히 개인 레슨을 접수했다.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그대로 하려고 애썼다. 동작 하나하나를 제대로 하려고 집중했다. 일 년 정도 지속하면서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일단 체중이 10kg 정도 빠졌다. 근력이 생기고 바른 자세가 되었다.
이 좋은 운동을 젊어서 시작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은 하나도 안 든다.
내가 만약 젊어서 운동을 했다면 틀림없이 다쳤을 것이다. 젊어서 체력에도 자신이 있었으니,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았을 거다. 잘하고 싶은 욕심으로 무리해서 부상을 당했을 것이다. 결국 운동을 오래 하지 못했을 거다.
허리 디스크는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이었다.
누워도 아프고 앉아도 아팠다. 서 있어도 아팠다.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병원에서는 수술을 권했다. 수술하면 바로 효과가 있다고 했다. 고통이 사라질 것을 생각하면 바로 수술하고 싶었다. 하지만 재발할 게 자명했다. 평소 자세도 안 좋은 데다 내가 하는 꽃집 일이 허리 구부리고 무거운 거 드는 일이 많았다. 주변에서 수술을 두 번 세 번 받았다는 말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수술은 안 받았다.
통증을 없애는 주사를 맞고 재활을 위해 도수치료를 받았다. 한 달간 일을 중단하고 누워만 있었다. 꽃집을 하지 말 걸, 무거운 걸 들 때 조심할걸, 작업대를 알맞은 높이로 제작할걸...걸...걸...걸…. 그러면 지금 겪고 있는 고통 자체가 안 일어났으면 텐데. 후회가 밀려왔다. 소용이 일도 없는 줄 알면서도 지나간 일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문득 내 사고가 과거지향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발상을 바꿨다. 그렇다면 미래로 가서 지금의 일을 과거의 일로 돌이켜 보자. 지금은 미래에서 보면 과거니까. 지금의 통증이 다 사라진 미래 어느 시점에서 지금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
'전화위복 되었지!'
허리 디스크 때문에 고생했지만, 오히려 더 건강해졌지! 덕분에 운동을 제대로 하게 되었지. 덕분에 근육이 생기고 바른 자세를 갖게 되었지. 덕분에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히 깨달았지.
지금 당장은 캄캄한 터널 안에 있는 것같이 고통 속에 빠져있다. 언제 가는 터널 끝이 보이듯 이 고통도 끝날 것이다. 물리적인 시간보다 길고 힘들게 느껴졌다.
치료가 완전히 끝나고 바로 필라테스를 등록했다.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하려고 노력했다.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했다. 이것이 나를 살릴 거라고 믿었다. 건강할 때 운동했다면 몰랐을 것이다. 몸이 이렇게까지 좋아질 수 있는지 몰랐을 것이다.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지 몰랐을 것이다.
앞으로 나에게 다른 고통이 찾아온다면 반갑지는 않다. 하지만 무엇이 유익할지 새롭게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