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버튼을 누르는 일이 점점 익숙해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 좋아하는 채널을 구독하고 시사 레터를 받아본다. 정기적으로 배송되는 꽃과 책, 에세이 수업까지 나는 많은 것을 구독하며 살아가고 있다. ‘구독’이라는 행위는 어떤 것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관심과 취향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나의 일상에도 어느새 일정한 구독의 패턴이 생겼다. 에세이 쓰기 수업 역시 그렇게 내 삶 안으로 들어왔다.
내 삶의 구독 목록에는 좋아하는 책을 보고, 글을 쓰는 시간, 사랑하는 사람들과 얼굴을 비비며, 손을 맞잡은 채 발걸음을 맞추어 걷는 산책을 하는 소소한 일상도 담겨 있다. 시간을 들여야 하고, 마음을 기울여야 하며, 때로는 지켜내야 할 약속처럼 느껴지는 구독이다.
공유 채널처럼 한 번 클릭만으로 끝나는 구독과는 달리 인생의 구독은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최근에 나는 ‘에세이 글쓰기 수업’을 구독하기 시작했다. 신청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듣고, 기록을 하며, 나 자신을 드러내기로 하는 선택이다. 아직은 서투른 모습으로 참여하고, 때로는 숨기고 싶었던 마음을 꺼내 놓는 일,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에 눈물과 조금은 회피를 보이며, 지나간 시간을 다시 불러내어 나의 문장으로 옮기는 일이다. 구독 목록에 이름을 올린 대상에게는 정성이 필요한 셈이다.
삶에는 선택할 수 있는 구독 옵션이 수없이 많다. 하지만 모든 것을 구독할 수는 없고, 결국은 나에게 진정성이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선택해야 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놓아야 한다. 모든 순간 내 구독 목록에 모두 적합한 것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부족한 언어 실력을 채우려 시작한 외국어 학습과 한때 설레게 했던 격렬한 운동들은 시간이 흐르며 관심사와 우선순위의 변화에 따라 서서히 정리되었다.
구독을 해지한다는 것은 부정적인 게 아니다. 그것은 나의 성장과 변화를 증명하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다. 이제 나는 새로운 무언가를 내 삶에 들일 때, 이전보다 조금 더 신중하고 깊게 고민할 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미 구독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오전과 오후 여러 시간대에 애정을 쏟으며 노력한다.
인생의 구독에는 해지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태어날 때부터 나의 삶에 자동으로 포함된 가족과 나 자신. 이 구독은 어떤 선택도 없이 주어진 것이지만 나는 여전히 무한한 애정과 책임을 느낀다. 가족을 사랑하고 나 자신을 돌보는 일이야말로 인생에서 해지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구독일 것이다.
글을 쓰는 재미와 나를 드러내는 즐거움을 발견할 때 나의 ‘인생 구독’은 비로소 진정한 가치를 얻는다.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나만의 가치를 찾기 위해, 오늘도 구독 목록을 살피며 아침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