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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꿈을 찾아 떠나는 여정

1-1. 꿈을 정하기엔 너무 어린 학생

by 로지

한국에서 학생이 된다는 것은 대학을 가야 한다는 뜻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학생으로 꿈을 정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가고 싶은 대학과 과를 정하는 것이다.


초등학생 시절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어린이 었다. 그림을 잘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었고, 정의감에 불타 따돌림당하는 친구를 보호해 줄 때에는 경찰을 꿈꾸기도 했던 것 같다. 멋진 선생님들을 만났을 때에는 선생님이 되고 싶었으며, 다시 정의감이 불타올랐을 때에는 검사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중학생이 된 나는 여전히 그 ""이라는 것에 목을 매고 있었다. 모든 상황이 마치 내가 꿈이 없으면 안 된다는 것과 같은 압박감을 주었고, 목적이 없었기에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물론 핑계라고 생각할 수 있다.


중학생인 나에게는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할 여유조차 없었다. 그저 학생이니까 해야 한다는 생각만이 가득했을 뿐... 그럼에도 주어진 환경에서 나의 존재를 증명하듯 계속해서 ""이라는 것을 찾아 헤맸다.


어릴 적부터 발표하기를 좋아하고 남들 앞에 서는 일에 익숙했던 나는 중학생 때도 그렇게 반장과 학교를 대표하는 일에 주저하지 않았다. 그렇게 힘주고 살지 않아도 괜찮았는데... 그때는 그것이 나의 존재를 증명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반장을 하면서도 내 역할을 정확하게 인지하지는 못했다. 담임 선생님께 반항하는 친구들을 감싸주려다 담임 선생님과의 깊은 상담으로 수업을 못 듣기도 했다. 나는 그게 반장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했다.


그렇다. 이렇게 많은 일들이 휘몰아치며, 나는 나에 대한 고민을 할 시간은 부족했다. 그렇게 속으로 곪아가는 생활을 하며, 학교에 가기 싫다고 나름의 반항도 해봤다. 하지만 그때마저도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지 못했다.


그래도 항상 나를 응원해 주고, 지지해 주는 가족이 있기에 착하고 성격 좋은 아이로 자랐다. 그게 내 유일한 장점이라고 생각했으며, 그것 이외에 나를 정의하는 말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를 잘 모르는 고등학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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