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P? 감각이 예민한 건 좋은 건데?

예민한 것은 장점이 많다

by VioletInsight

예민한 것은 장점이 많다.


최근 카페에서 개인적인 작업을 하던 도중 멍 때리다가 주변에서 하는 대화를 그냥 엿들었다.


“내가 예민해서 그런 거 못해~”


요즘 부쩍 “예민한 사람”이라는 키워드가 많이 들린다.


찾아보니 예민한 사람 HSP(Highly Sensitive Person)이라는 용어가 은근히 유행 중이다.


근데 이게 잘 보면 사람들이 본인이 예민한 사람이라서 무엇을 못한다. 이런 책임 회피에 대한 뉘앙스로 많이 쓰인다.


예전에는 ADHD였는데 이제는 HSP야? 이런 생각이 든다.


이게 뭔지 아는 사람이 있을지도?


개인적으로 이런 정신 의학적인 기질이 널리 알려지고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 자체는 좋다고 본다.


하지만 그러지 않음에도 본인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소위 패션 ADHD, HSP와 같이 자신의 방패로 쓰기 위해 전문가의 소견 없이 그렇게 인식하는 것은 솔직히 개인적으로 기분이 안 좋다.


그리고 예민함을 따지자면 나를 따라올 사람이 없다.


일단 나는 충동적으로 발생하는 공감각이 있고, (여기서부터 일단 다르다)

어머니께서 해주던 얘기가 있는데, 내가 아기 때 자다가도 조금의 소리만 들리면 왜애애앵! 하고 울었다고 한다.

5~6살 때는 청소기 돌리는 소리 들리면 내가 울어서 집안이 난리가 났었다.


그때부터 이미 낌새가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많이 느끼는 부분이지만, 일단 강남과 같이 사람 북적이는 동네에 가는 것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마트나 다이소 갔다 오면 특히 눈이 피곤하다.


그리고 혹시 평소에 가로등 불빛 보고 무지개색 스펙트럼이 보이는 사람이 있나?

나는 그게 보인다.

누가 들으면 내가 아이작 뉴턴인 줄 알겠다.


뉴턴도 한 예민함 했다.


이것 말고도 참 여러 가지 있기는 한데 글로 적으면 팔만대장경 나올 것 같아서 이쯤 하겠다.


근데 내가 이렇게 감각이 예민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내가 일상에서 쉽게 지치고 불안해하고 그러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나는 감각이 예민해서 재미있게 살고 있다고 느끼고 장점도 많았다.


이게 사실 내가 감각이 예민해서 그런 것인지, 사실은 모두가 그러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운동을 하고 나서 진짜 날아갈 것 같은 상쾌함이 느껴진다.


벌써부터 큰 장점이다.


향, 그림, 맛, 음악에서의 재미를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고.


느낌적으로 공간의 차이를 안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길을 진짜 잘 찾는다.

내가 6살 때였는데 분당 롯데백화점에서 부모님 못 찾아서 길을 잃어버렸지만 그냥 혼자 집까지 길 찾아 걸어갔다.


예전에 일본 여행 갔을 때도 처음 가는 곳인데, 내가 앞장서서 마치 익숙한 듯이 길을 잘 찾아서 내가 전생에 일본 사람인 줄 알았다.


그리고 장교 임관할 때도 독도법을 감각적으로 해서 쉽게 합격했고, 총도 섬세하게 잘 쐈다.

실제로 내 경험상 의외로 여군들이 섬세해서 평균적으로 사격을 잘한다.

역사적으로도 뛰어난 여성 저격수가 많이 있다.

(저는 남자입니다)


벌써 인생에서 이득 좀 봤다.


물론 감각이 뛰어난 만큼 쉽게 피로해지는 것도 맞다.


사실 이런 형질은 대체적으로 유전적인 형질로 발현이 많이 되는 편이다.

실제로 할아버지가 많이 감각이 예민했고, 그래서 참전용사로서 살아남아 공을 좀 많이 세우시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면, 이렇게 감각이 예민한 사람들이 왜 유독 요즘 살아가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힘들게 살아간다는 말들이 나오는 것일까?


내 체감상으로는 예전에도 언급했듯이,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빛 신호 정보가 진짜 피로감을 많이 준다.

특히 영상으로 된 것들이 유독 심한 편이다.


그래서 내가 인스타랑 유튜브 숏츠 같은 것들을 최대한 안 보는 편이다.


또한 자극적인 감각정보들을 차단하는 휴식을 꼭 한다.

잘 때도 안대를 쓰고 자며, 평소에도 운동을 통해 체력 관리도 꾸준히 한다.


이렇게 관리를 하니까 사실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오히려 남들보다 빠르게 일을 처리하고, 피로감을 덜 느끼는 편이다.


그래서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이렇다.


감각이 예민해서 살아가는데 힘든 것이 아니라.

원래 날카롭고 좋은 검은 관리를 잘해주어야 그 가치가 빛나는 법이다.


그래서 본인이 감각적으로 많이 예민한 편이라면, 나는 예민해서 힘들게 살겠구나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명검의 자질을 지니고 있으니, 누구보다 관리를 까다롭게 잘해주면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하겠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면 진짜 못할 게 없고 일상이 다채로운 감각으로 채워져 사는 재미가 있다.



난 특히 빛에 더욱 예민한 것 같다.


keyword
이전 14화'극단적 선택'의 표현은 쓰지 말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