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의 표현은 쓰지 말아 주세요

그건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by VioletInsight

최근 슬픈 소식이 있었다.

제목을 보신 분들은 다들 유추 가능하실 거라 믿는다.


사실 내가 이 주제에 대해 글을 쓸 자격이 있는 것인가 라는 질문도 스스로에게 했다.


그만큼 정말 무거운 주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 부분이 통계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임은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정말 심각한 사안인데도 다들 무언가 요즘 대수롭게 여기 지도 않는 느낌도 가끔 받는다.


내가 이 주제에 대해서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내가 살면서 가장 후회로 남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왜 내 인생에서 유독 이 부분이 많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그리 나이가 많지도 않음에도 서로 얼굴을 알고 얘기해 본 사람을 기준으로는 6명, 그중 친한 사이였던 사람은 2명이다.


그만큼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왔다.


상황적으로 보면 분명 힘들었고 그럴만한 이유들이 있었다.


경제적으로나 학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등등..


하지만 겉으로는 다들 크게 내색하지 않았고 웃을 때도 있었다.


단지 평소에 비해 말 수가 줄었고 시간약속을 잘 못 지키고, 잔 실수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왜 그랬을까 생각은 많이 해보았지만


내가 내린 결론은 "왜 그랬을까"라는 발상 자체가 잘못이었다.


그들에게는 단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선택은 적어도 두 가지라도 살아가는데 의미가 있다면 생긴다.

그리고 사람은 의미를 찾기 위해서 고민도 하고 걱정도 한다.


하지만 내 경험상으로는 그들은 그 직전에 고민이라던가 걱정 같은 것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지금은 깨달았지만 사실 그 사람들한테는 선택지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냥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극단적 선택이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애초에 그 사람의 선택이 아니었고 사회적으로 그저 강요당했다는 것이 맞다고 본다.


지금 상황에서 인터넷을 보면 누가 잘못했니 사회가 어쩌니, 악플 공격한 사람은 자격이 없다는 등의 자극적인 댓글로 오히려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서로에 대한 공격성만 보이고 있다.


사실 본질적으로 따지자면 이런 일들은 사람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 사람의 행위에 대해서는 평가를 하지 않고, 누군가 잘못이나 실수를 저지르면 그 사람 자체에 대한 낙인과 평가를 찍어버린다.


반성하라고 하면서 정작 용서를 제대로 받아주는 사람은 드물다.


병든 사람들은 그렇게 특정 사건에 대해서 무수히 많은 부정적 평가를 남기고 나서 나중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벌어졌을 때는 마치 누군가의 탓, 그리고 개인의 선택의 문제로 판단하며 책임전가를 하기 시작한다.


애초에 낙인을 찍으며 그 사람에게 아무것도 볼 수 없게 했으면서, 왜 스스로 선택했다는 표현이 널리 쓰이는 것인지 모르겠다.


내가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제발 사람 그 자체를 평가하지 말고 행동을 평가해주었으면 한다.

업무적 또는 도덕적으로 실수나 잘못을 저질러도 굳이 마음에도 없는 위로를 주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진심이 없는 위로와 기만은 더 큰 독이 되어 그 사람에게 해가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단지 사람이 아니라 그 사건과 행위 자체에 대해 진실성 있게 말해주기만 하면 된다.


그러고 나서는 다음에는 네가 그렇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고 전해주자.


그때의 실수나 잘못은 그 순간이었을 뿐이지 너 자체를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꼭 알려주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게 사실이기도 하다.

사람은 한순간에만 머물면서 살지 않는다.


사실 지금 이런 사회적 현상에 대해서 개개인이 나설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만약 주변에 업무적으로 감정적으로 이슈가 있어서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연락해 주고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겉으로는 좋은 상황으로 보여도 사실은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에는 세상과 사람들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지 말고 내 주변의 힘든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왜냐하면 내가 이걸 못했어서 정말 후회하기 때문이다.




keyword
이전 13화여러분은 이상형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