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것 자체만으로도 개인에게 가치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글을 쓴다는 것은 참 매력적이다.
내 주변을 둘러보아도 꽤나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다.
단지 대부분이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며, 개인적 성장 보다 커리어 또는 소위 말하는 '퍼스널 브랜딩'을 형성하고 싶어 하기에 글을 쓰려고 한다.
어떤 의도로 글을 쓰려고 하려던 간에, 모든 시작의 계기는 좋은 것이다.
모두가 각자 다른 계기를 가지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진정성이 있으며 지속성을 가진 글쓰기는 누구나 생각은 하지만 아무나 하기는 힘든 것이다.
모든 가치 있는 것들은 그런 모순의 세계 속에서 존재한다.
그만큼 남들에게 보이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글을 꾸준하게 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다.
내가 글을 쓴 지 약 2개월 반정도 되었다. 그동안 62개의 글을 포스팅했으며, 사실 초고 정도는 쓰기는 했는데 일단 그냥 작가의 서랍 안에 묵혀둔 글들도 꽤 많다. 나는 거의 매일 글을 쓰는 편이다.
나는 그냥 글쓰기가 편하다. 처음부터 사실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된 계기가 '그냥'이었다.
나는 예전에 어떤 유명하신 작가님을 직접 만나보고 얘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었는데, 그분이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너는 뭐라도 좋으니까 유튜브를 하든 글을 쓰든 흔적을 남겨봐"
그래서 그날 밤 그냥 바로 브런치 아이디를 만들고 글을 쓰고 작가신청을 넣었다.
(그때는 브런치 작가 심사라는 것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냥 본인인증 과정인 줄 알았다.)
운이 좋게 작가 신청을 넣은 지 이틀 만에 글을 포스팅할 기회를 얻었다.
이런 사소한 행동 하나가 거의 매일 글을 쓰는 일상을 나에게 선물했다.
그리고 글을 쓰는 일상이 나에게 많은 발전과 가치를 준다는 것을 지금도 많이 느끼고 있다.
내가 느낀 글쓰기가 나에게 준 선물들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로 나 개인의 성장과 그런 생각들이 직접 체화됨을 느끼곤 한다.
나는 평소에 책을 읽는 것만큼은 정말 많이 읽는다고 자부하는 편이다. 일주일에 약 3~4권 정도 읽으니 한 달에 약 14권 정도는 읽을 것이다.
근데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부터 단순히 독서만을 했을 때 보다도 개인의 성장에 있어서 정말 시너지효과가 많이 일어남을 느낀다.
나는 평소에도 생각을 잘 정리한다는 평가를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고는 한다.
하지만 주기적인 글쓰기를 통해 한층 더 발전했다고 느낀다.
나는 호기심이 식욕보다 강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을 정도로, 책을 읽는 것 때문에 끼니를 거를 정도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다.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확인하게 된 것이 있는데, 내가 읽었던 책의 작가의 생각이 나에게 체화가 되었음을 확인했다.
단지 이게 누구의 생각인지 잘 모를 뿐이다. 수많은 사람의 관점과 생각이 뒤섞이고 그게 나에게 스며든 것을 글을 쓰면서 확인하게 되었다.
분명 이것이 나만의 독창적인 생각은 아닌 것만은 알고 있을 뿐이다. 도대체 누구의 기억이고 생각일까?
나는 글쓰기가 이 체화의 과정을 더 명확히 한다고 본다.
두 번째는 실행력의 확인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말했다.
"모든 초고는 쓰레기다"
그만큼 사실 퇴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구이기도 하지만, 헤밍웨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퇴고뿐만이 아니다.
사실 완벽하지 않아도 용기 있게 세상에 너의 글을 내놓으라는 메시지가 있는 것이다.
나는 글을 쓰면서 내 글이 완벽하지 않아도, 아니 오히려 부족함과 결함을 확인하면 할수록 오히려 매력과 가치를 잘 전달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글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의 인생과 행동 속에서도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세 번째는 글쓰기는 나에게 혁신가적 정신을 위한 훈련장을 제공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세상에 내놓는 덕목은 기획자와 창업가, 그리고 혁신가에게 꼭 필요하다.
그런 것들을 연습할 수 있는 소중한 훈련장이 바로 글쓰기이다.
글쓰기는 나에게 일종의 "실험무대"로 나타난다. 늘 글을 쓰고 포스팅을 하면 아쉬운 부분을 발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는 늘 그것을 개선하고자 하는 욕구를 확인한다. 어느 날 나는 글쓰기가 끊임없는 실험과 피드백을 제공해 주는 장소임을 알게 되었다.
기획자들에게는 많이 익숙한 용어가 있다. 바로 A/B테스트와 프로토타입이다.
항상 새로운 창업 아이템 또는 신제품, 그리고 제품의 개선을 고민하는 기획자에게, 글쓰기만큼 모의 훈련을 제공하는 더 좋은 방법은 없다.
이는 발명가적 기질을 드높이는데 큰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그냥 즐거움이다.
항상 상상을 좋아하던 나에게 내 생각을 글로 정리해서 세상에 물질로 표현하는 행위 그 자체, 이것 만큼 나에게 재미있는 것이 또 있을까 싶다.
참 묘한 부분이 있는데, 글을 쓰다 보면 항상 부족한 점이 보여서 그것을 개선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음과 동시에 내가 새로운 글을 하나 더 완성했다는 만족감.
그 모순성이 분명히 존재한다.
마음에 안 들지만 만족스럽기도 한 그것. 그게 진짜 글쓰기가 좋고 재미있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