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망디 상륙작전, 전쟁의 본질
1942년 히틀러는 롬멜 장군에게 노르망디를 비롯한 대서양의 해변(스페인부터 노르웨이까지)을 따라 방벽을 건설하도록 한다. 30만 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15,000개의 포대를 세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력 부족과 콘크리트 부족으로 대부분 건설이 어려웠다. 롬멜은 연합군의 상륙지점을 노르망디로 예상했고, 약 80km의 해변에 방어 시설을 건설한다. 해변에는 말뚝, 금속 삼발이, 지뢰 등 장애물을 설치하여 연합군 보병들의 노출시간을 늘려 접근을 못하게 한다. 1943년 연합군은 프랑스 노르망디 해변을 5 구역을 나누는 작업을 시작한다. 동시에 독일군에게 상륙 일자, 지점을 거짓으로 알리는 기만작전도 시작한다. 그리고 드디어 1944년 6월 6일 D-day 암호명 해왕성 작전으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상륙작전이 시작된다. 대규모 공중 폭격, 함포 사격을 시작으로 5개의 구역인 유타, 오마하, 골드, 주노, 소드는 동시에 보병과 기갑사단이 상륙한다. 동시에 24,000명의 공수부대는 독일군 방어선 뒤쪽에 투하된다. 미군은 유타, 오마하 해변에 상륙한다. 특히 해변에 절벽이 있던 오마하 해변의 전투는 5개 구역 전투 중 가장 치열한 전투였다.
유럽 서부 전선을 열고 유럽으로 들어가면서 독일을 압박하기 시작한다. 연합군은 프랑스에서 독일군을 몰아내고 독일 본토까지 진격한다. 또한 대규모 연합 작전으로 다국적 연합군의 모델이 되었고, 육해공의 긴밀한 협력으로 전쟁 수행 방식을 새롭게 정의한 작전이다. 동부전선에는 소련이, 서부전선에는 연합군이 들어와 독일은 냉전의 시작이자 상징이 된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유럽의 해방과 독일의 패망을 가져다 주며 전쟁의 참혹함과 평화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1998년 미국에서 제작한 전쟁 영화이다. 감독은 스티븐 스필버그가, 주연은 톰 행크스, 맷 데이먼 등의 유명 배우들이 출연한다. 노르망디의 오마하 해변의 첫 전쟁씬은 그 동안의 전쟁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실제 전투를 방불케 한다. 흔들리는 카메라(핸드헬드)는 실제로 전쟁터 안에 있는 느낌을 주며, 총소리와 포, 기관총 소리는 관객의 귓가를 아프게 지나간다. 해변에 놓인 장애물들은 상륙하는 미군 보병들을 한걸음도 움직이지 못한다. 부상당한 병사들은 소리를 지르고 잘린 팔을 찾아 헤매기도 한다. 쏟아진 내장을 쓸어 담으며 죽기를 거부한다. 이 장면을 약 15분 이상 보여주며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느낌을 받게 한다. 상륙작전이 마무리되고, 밀려오는 파도는 이미 피로 가득하다. 그리고 한 청년의 이름을 보여주며 영화는 시작된다.
미국 본토 전사 통지부에서 형제 4명 중 3명이 전사한 라이언 형제들의 소식을 사령부에 알렸고, 조지 C. 마샬 장군은 남은 막내 라이언을 집으로 보내라는 명령을 내린다. 겨우 숨 돌리고 있는 밀러 대위는 이 작전에 투입된다. 살아남은 자신의 대원들에게 작전 설명을 하고 그들에게 선택하라한다. 대원들은 밀러 대위를 모두 따르게 되고, 작전은 시작된다.
영화에서 밀러 대위와 대원들은 한 명을 구하기 위해 위험한 임무를 수행한다. 과연 한 생명의 가치와 다수의 생명 중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가의 질문이다. 공리주의적 관점에서는 최대 다수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과 개인 가치를 존중하는 의무론적 관점 사이의 긴장을 보여준다. 한 개인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 중에도 인간성과 도덕적 가치를 지켜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한다. 밀러 대위가 죽기 전 라이언에게 한 대사도 그 맥락이다. '가치 있는 삶을 살아'라는 대사말이다. 영화에서는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전쟁의 무의미함과 그 속에서도 인간이 지켜야 할 가치가 있음을 보여준다. 밀러 대위와 대원들의 희생은 가치가 없는 것이 아니라 라이언의 생명을 구하며 라이언이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에 더 큰 가치를 둔다. 그리고 영화의 첫 장면에 등장했던 노인이 라이언임을 보여주며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며 울먹이는 장면으로 생명을 구하는 행위의 가치와 그 책임을 말한다. 이것은 사르트르와 하이데거의 실존주의를 말한다. 인간은 자유롭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즉 당신이 어떤 존재가 될지는 운명이 아니라 당신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밀러 대위는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졌다. 그리고 라이언의 관점에서는 하이데거의 인간이 죽음을 인식할 때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게 된다는 것이 적용된다. 노인이 된 라이언은 누군가의 희생에 삶을 다시 받았는데 그걸 자격이 있는가의 질문을 늘 했을 것이다.
전쟁은 인간을 얼마나 타락시키는지 그리고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준다. 극한 상황 속에서 대원들은 인간성을 지키려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잔혹해지고 그 모습을 두려워한다. 자신을 지키는 본능이 우선이기에 도덕은 무너지게 된다. 또한 인간의 본성은 선하지만 전쟁은 그들을 무감각하게 만들기도 한다.
집단적 정체성과 개인의 가치관의 충돌이다. 국가간의 갈등이 폭력적으로 표출되는 것이 전쟁이다. 여기서 개인의 삶이나 가치관이 이 거대한 흐름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을까? 그리고 윤리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 국가의 이념으로 인해 용납되지 않는 행위를 하는 것은 정당한가? 밀러 대위가 '사람을 죽이는 일이 조금씩 쉬워진다'는 대사는 우리의 도덕성을 어디까지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까의 질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전쟁은 인간의 존재 의미와 가치를 가장 극단적으로 질문한다. 한 사람의 생명이 얼마큼의 가치가 있는가? 다수의 희생이 뻔해도 그것을 선택해야 하는가? 평화로울 때는 말도 안 되는 질문이지만, 전쟁 때는 실제적인 질문이 된다.
우리는 과연 누군가의 희생에 값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그게 신이건, 부모이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