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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나라

38개국을 여행한 사람의 픽

by 장윤서 Feb 0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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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만 28개국, 전 세계 38개국을 다녀온 나는 어느 나라가 가장 좋았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 


그럼 나는 고민에 빠진다. 여행하기 좋은 나라를 답해야 하나 아니면 살기 좋은 나라를 답해야 하나 아니면 개인적 경험으로 좋았던 나라를 답해야 하나. 




개인적 경험으로 좋았던 나라를 꼽자면 교환학생으로 5개월 간 살았던 스페인이라고 당연하게 말한다. 


한국을 제외하고 가장 길게 머물러본 국가이기도 하고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던 곳이기도 하고 추억이 많은 곳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날씨도 좋아, 음식도 맛있어, 사람들도 친절해, 축제도 많아, 관광지도 많아, 스페인에 한 번도 가보지 않았음에도 스페인에 교환학생을 간 것을 오백만 번 만족했다. 


스페인이라서 더 좋았고, 주변에도 추천하고 다니지만, 스페인이 아니더라도 잠시라도 살았던 곳에 정이 가는 것은 어딜 가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발렌시아 불꽃축제와 세비야 스페인 광장 (c) 2025. 장윤서 All rights reserved.


여행하기 좋은 나라를 들자면, 이것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는 관광객들이 너무 많은 휴양지나 특별한 특색이 부족한 대도시보다는 걸어 다닐 수 있으면서도 즐길거리가 있는, 사람이 붐비지 않는 소도시를 좋아한다. 자연친화적이고 여행 중에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이런 것들이 잘 맞아떨어진 것은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였다. 


마침 여름 재즈 페스티벌이 진행 중이었고, 하루에 1유로 공공 자전거를 타고 시내로 향했고, 서유럽에 비해 물가도 저렴했다. 그림 같은 블레드 호수에서 수영을 한 것도 잊을 수 있는 기억이다. 


류블랴나 길거리 공연과 재즈 축제 (c) 2025. 장윤서 All rights reserved.
블레드 호수 (c) 2025. 장윤서 All rights reserved.


반대로 더럽게 비싸고,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좋았던 도시는 런던이다. 


여행의 팔할은 날씨가 좌우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날씨에 기분이 좌우되는 사람인데 내가 갔던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취임식이 있던 23년 5월 초는 영국치고 날씨가 무척 좋은 편이었다. 


런던이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공원 때문이다. 하이드 파크 등 잘 관리된 큰 녹지대에 오리, 거위, 다람쥐 등 귀여운 친구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닌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유명한 박물관들이 무료라는 점도 좋았다. 그 외에 런던은 정말 더럽게 비싸다. 


하이드 파크와 켄싱턴 가든에서 만난 다람쥐 (c) 2025. 장윤서 All rights reserved.


액티브한 것을 좋아한다면 멕시코 역시 좋은 선택이다. 


필리핀 세부 이후 스쿠버 다이빙을 두 번째로 시도한 곳이고 그 매력에 빠져 자격증까지 딴 곳이 바로 멕시코이다.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한 동굴 다이빙은 인생 최고의 다이빙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동굴 안은 바다와는 달리 빛이 제한되어 플래시라이트에 의지하여 앞으로 나아가야 했고 위아래로 종유석과 석순이 자라 있어 다치기 않게끔 부력을 잘 유지해야 했다. 이 다이빙을 하기 위해 자격증을 딴 것이 전혀 아깝지 않았을 만큼 신비롭고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플라야 델 카르멘과 칸쿤이 있는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는 스쿠버 다이빙뿐만 아니라 자연 씽크홀인 세노테와 세계 7대 미스터리인 치첸이트사와 같은 마야 유적지가 모여 있어 흥미로운 곳이다. 멕시칸 음식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셀바 마야 세노테와 치첸이트사 (c) 2025. 장윤서 All rights reserved.


마지막으로 살고 싶은 나라를 고르라면, 핀란드를 선택하겠다. 


핀란드는 헬싱키와 오울루 그리고 당일치기로 다녀온 투르쿠, 포르보에 가봤다. 지역마다 느낌이 모두 달랐지만 수도인 헬싱키를 대표로 이야기하자면 헬싱키는 도시가 참 예쁘다. 그냥 길거리를 걷다가 풍경이 예뻐서 사진을 찍게 되는 매력이 있다. 아기자기한 소품샵이나 북유럽 특유의 모던한 인테리어도 자주 눈에 띈다. 


단순히 도시가 예뻐서 살고 싶다는 것은 아니고 핀란드는 삶의 여유가 있고 다른 북유럽 국가에 비해 소박한 면이 있었다. 또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어딜 가나 잘 마련되어 있다는 점에 놀랐다. 현대미술 전시회나 박물관, 도서관에도 어린이들이 놀 수 있는 키즈존이 항상 존재했다.


남한의 3.4배 되는 땅 면적에 인구는 10분의 1 수준으로 헬싱키와 같은 수도라고 해도 여유가 있다. ‘핀란드’라는 나라의 어원이 ‘늪의 땅’(Suomi, 영어로는 swamp land) 일만큼 물과 나무, 자연에 둘러싸여 있다.


핀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이기도 하다. 스웨덴이나 덴마크와 비교하여 물가가 비교적 저렴한 것도 큰 플러스 요인이다. 


헬싱키의 노을과 감성 인테리어 (c) 2025. 장윤서 All rights reserved.
헬싱키 중앙도서관 오디 (c) 2025. 장윤서 All rights reserved.



- 살고 싶은 나라, 핀란드 여행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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