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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형
처음부터 네가 이상형은 아니었어.
난 키가 크고 덩치가 좋고,
말랑말랑하게 살이 찐 사람을 좋아했었지.
하지만 너는 나와 키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았고,
덩치도 좋지 않았어.
그리고 근육량이 체지방보다 더 많을 만큼
잔근육이 많은 몸이었지.
하지만 우린 딱 맞는 퍼즐처럼 항상 꼭 붙어 다녔어.
마치 떨어지면 그림이 흐트러지는 그런 사이처럼
그래서일까,
우린 너무 딱 맞아서 조금만 어긋나도
찢기고 뭉개지고 부서졌어.
대충 보기에는 꼭 맞는 것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잔해들이 많았어.
우리가 안 맞았던 횟수, 꼭 그만큼
난 그 이후로,
너무 꼭 맞는 사람은 만나지 않았어,
일부러 틈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왔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꾸만 너와 나 사이의
그 꼭 맞았던 시절들이 사무쳤어.
안타까워도 어쩌겠어,
우린 이제 마주칠 수도 없는 사이인걸.
나에게도 다시 너처럼 꼭 맞는 인연이 올까?
그럼 같은 실수를 조금이라도 줄여 볼 텐데,
딱 맞아 비좁은 사이를,
바람이 비집고 들어오게 두진 않을 텐데.
사람의 인연은 언젠가 꼭 찾아온다잖아.
근데 있잖아,
어쩌면 지나버렸을 내 인연인 널 그리워하면서
나는 이대로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