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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달이 뜨면 찾아오세요

이상형

by 이겸 Feb 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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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네가 이상형은 아니었어.     


난 키가 크고 덩치가 좋고,

말랑말랑하게 살이 찐 사람을 좋아했었지.     


하지만 너는 나와 키 차이도 얼마 나지 않았고,

덩치도 좋지 않았어.

그리고 근육량이 체지방보다 더 많을 만큼

잔근육이 많은 몸이었지.     


하지만 우린 딱 맞는 퍼즐처럼 항상 꼭 붙어 다녔어.

마치 떨어지면 그림이 흐트러지는 그런 사이처럼     


그래서일까,

우린 너무 딱 맞아서 조금만 어긋나도

찢기고 뭉개지고 부서졌어.     


대충 보기에는 꼭 맞는 것처럼 보였지만,

자세히 보면 잔해들이 많았어.     


우리가 안 맞았던 횟수, 꼭 그만큼                         


난 그 이후로,

너무 꼭 맞는 사람은 만나지 않았어,

일부러 틈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왔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꾸만 너와 나 사이의

그 꼭 맞았던 시절들이 사무쳤어.     


안타까워도 어쩌겠어,

우린 이제 마주칠 수도 없는 사이인걸.     


나에게도 다시 너처럼 꼭 맞는 인연이 올까?     


그럼 같은 실수를 조금이라도 줄여 볼 텐데,

딱 맞아 비좁은 사이를,

바람이 비집고 들어오게 두진 않을 텐데.     


사람의 인연은 언젠가 꼭 찾아온다잖아.     


근데 있잖아,

어쩌면 지나버렸을 내 인연인 널 그리워하면서

나는 이대로 살아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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