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올 때마다 찾는 딸
그 딸을 앞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하는 노모는
오늘도 내리는 비에 딸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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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뽀얗게 내려 앉은 기억 상자
그 상자에 먼지를 털어낸 기억 한조각
감은 눈을 비집고 들어오는 노란햇살과 구수하게 풍겨오는 된장찌개 냄새
엄마의 경쾌한 칼질,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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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녀는 오늘도 생각한다.
거꾸로 메달려 목을 긋고 거기서 온몸의 피가 다 빠져나가면
혈연이 끊어질 수 있을까.
가족이 가족이 아니게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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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주 가끔은 차라리 미쳐버리는게 낫지 않을까 싶을때가 있다.
나는 겁쟁이라 미쳐버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온전히 정상적이지도 못한 채
그저 그렇게 꾸역꾸역 삶의 고통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