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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10일, 수면제를 모두 버리고 술을 마셨다.
매일 밤, 죽음의 두려움과 함께 하기를 수천 번. 질긴 정신으로 살아 움직이는 심장이 싫다.
수면제를 입에 털어 넣었음에도 뻑뻑하여 감기지 않은 두 눈과 그 속에 느껴지는 생생한 손발의 감촉.
심장 뛰는 소리에 놀라 깨는 것을 반복하는 행위조차도 지겹다.
육체를 세상에 내보낸 어머니는 모든 죄책감을 함께 이고 가겠다 말씀하시니
이제 그대를 사랑하며 글을 쓰는 행위는 도둑질이고 죄악이다.
아무런 감정 없이 추하게 흐르는 눈물.
비행기 엔진 소리에 돌아버리는 불안한 정신과 과해지는 호흡.
약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더 뻣뻣해지는 목덜미의 근육까지 참아 넘길 수 있지만,
가장 역겨운 것은 그 와중에도 살아있음을 알리겠다고 게걸스럽게 뛰는 이기적인 심장에
나는 또다시 무너지는 것이다.
모든 글에 사랑이라는 두 글자.
그대 앞이라 나체로 형용할 수 없는데
몸을 섞는 행위에서 나온 오르가즘은 가볍다.
사랑하던 계절의 나를 이제야 죽였으니
이미 타락한 천사들에게 묻는다.
이 쾌락은 두근거림인가, 부끄러움인가?
무료함을 치유해 줄 일상은 내게 돌아올 기미도 보이지 않는데
어깻죽지에 내려앉은 저 밤도 사랑이라 느끼기엔 너무도 끔찍하지 않은가.
수면제를 모두 버리고 술을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