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 배우는 일 잘하는 방법
한 번 뒤쳐지면 웬만하면 따라잡기 힘들다고 한다. 특히나 요즘처럼 엄청난 속도로 지식이 증가하고 기술이 발전하는 세상 속에서는 더더욱 앞에서 선도해야 하고, 절대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는 게 사실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꼭 정답인 것도 결코 아니다. 야구나 축구에서는 늘 짜릿한 역전승이 존재한다. 공부를 못하던 학생이 뒤늦게 공부에 눈을 떠 열심히 공부하고, 일류대에 합격하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드리는 스푸트니크 1호 사례도 그런 케이스이다.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이 펼쳤던 우주 진출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 과연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위기를 기회로 바꾼 미국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례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게 되자, 전 세계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 진영,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 진영으로 나뉘게 되었다. 이 두 진영은 서로를 적대시하며 군사적인 공격도 불사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자유 진영의 맹주 미국, 공산 진영의 맹주 소련 간에는 자존심 싸움이 엄청났다. 1945년에 미국이 원자폭탄을 개발하며 일본의 항복을 받아냈지만, 불과 4년 뒤에 소련도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하며 두 나라의 격차는 사라지게 되었다.
이 두 나라는 우주공간에 먼저 진출하고 싶어 했다. 단순히 국가의 자존심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었다. 우주선을 개발한다는 것은 지구 대기권 밖을 나가는 기술을 확보했다는 뜻이다. 이건 ICBM과 같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로, 상대방에게는 엄청난 위협이 되는 것이다.
과학 기술을 자랑할 수 있으면서 군사적으로도 우위에 설 수 있기에, 미국과 소련은 기를 쓰고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면서 우주를 선점하고자 했다.
그러던 중 엄청난 일이 발생했다. 소련이 스푸트니크 1호라는 이름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미국은 소련보다 과학기술이 월등하게 앞서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엄청난 착각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건 단순히 자존심이 상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우주로 가는 기술은 곧 탄도 미사일 기술을 확보했다는 뜻이기에 미국 안보에도 빨간등이 켜진 것이었다. 미국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우리 정치인들과 과학자들은 세금만 잔뜩 받고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질타가 쏟아졌다.
심지어 방공호를 파는 지역들도 있었다. 소련의 갑작스러운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언제든 미국이 공격당할 수 있다는 공포에 휩싸인 것이다. 이를 '스푸트니크 쇼크'라고 한다.
소련은 한 달 뒤, 라이카라고 이름 붙인 개를 태운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하였다. 1961년에는 유리 가가린이라고 하는 우주 비행사가 지구를 한 바퀴 돌기도 하였다.
미국은 다급해졌다. 계속 이렇게 뒤쳐지다가는 큰일이 날 판이었다. 뱅가드 위성을 우주 공간으로 쏘아 올렸지만 대기권을 벗어나기도 전에 두 차례나 공중에서 폭발하면서 실패하고 말았다. 그 뒤 미국은 간신히 5kg 무게의 인공위성을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잠시 뒤 소련은 무려 1.3톤짜리 인공위성을 올리며 기술력이 다름을 입증하고 말았다. 미국이 계속 망신을 당한 것이다.
미국은 범정부차원에서 우주탐사 경쟁력 확보를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우선 미 항공 우주국(NASA)을 설립하였다. 과거 여러 정부기관에서 따로 진행하던 우주 탐사를 별도 독립기구에서 주관한 것이다.
목표 역시 수정하였다. 비록 우주에는 최초로 가지 못했지만, 달에 최초로 가는 것으로 정한 것이다. 나사(NASA)의 슬로건은 '달에 최초로 감으로서, 인류의 발전에 기여한다'였다. 케네디 대통령은 1961년 취임하자마자 앞으로 꼭 10년 내에 달에 성공적으로 도착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아폴로 계획'으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에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었다.
교육 커리큘럼까지 대대적으로 뜯어고쳤다. 경험을 중시하며 각종 체험학습 위주였던 미국 교육은 지식 학습 중심으로 바뀌고 엘리트 양성 중심으로 바뀌게 되었다. 똑똑한 인재가 길러져 이 사람들이 우주개발에 투입되도록 한 것이다. 나사(NASA)에는 최고 인재들이 최고 대우를 받으며 일하게 되었다.
이렇듯, 미국은 스푸트니크 쇼크 이후 사회 전반을 다 개혁하였다. 그만큼 위기의식이 컸고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식이 강했던 것이다.
마침내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가 성공적으로 달에 착륙하게 되었다. 닐 암스트롱을 포함한 3명의 미국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착륙하는 모습은 전 세계인들이 티브이를 통해 지켜볼 수 있었다. 8년이 걸렸으니 케네디 대통령이 선언했던 10년 안에 성공적으로 달에 갔던 것이다.
아폴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인명 피해가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였다. 그 결과 세계 최초로 인간이 달에 도착한 국가가 된 것이다. 지금까지도 미국은 우주개발에 있어 가장 선두주자이다. 이때 투자한 것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잘하는 일인데 뒤쳐져버리는 경우가 있다. 나보다 다른 사람이 먼저 팀장이 되거나 승진하는 경우도 있다. 성공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때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이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사람은 쫓기게 되면 임기응변 식으로 이것저것 막 들고 나오게 된다. 충분히 고민하지 않은 채 급한 마음에 밀어붙이게 되는 것이다. 미국 역시도 급하게 내놓은 인공위성은 제대로 발사되지 못했다. 발사되더라도 성공적으로 우주 공간에 진입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예전 삼성에서 근무할 때 '옴니아'라고 하는 스마트폰을 출시한 일이 있었다. 애플에서 아이폰을 출시하고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회사는 발칵 뒤집어졌다. 발등의 불이 떨어지게 된 것이다. 정신없이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부랴부랴 옴니아라고 하는 스마트폰 브랜드를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직원들 역시 사내게시판에 부정적인 댓글을 달았다.
"개발하시는 분들이 고생하신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이런 제품으로는 절대 시장에서 안 통해요"
갑자기 추진하다 보니 충분한 고민이나 제품에 대한 철학이 담기지 못한 것이다. 기술적인 결함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그 이후 삼성에서는 폰에 대해 기본 패러다임부터 바꾸었다. 더 이상 전화기가 아닌, 손 안의 작은 컴퓨터로 보고 하나씩 기능을 탑재해 나간 것이다. 그렇게 갤럭시 시리즈가 탄생하게 되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은 위기의 순간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뒤쳐질수록 긴 호흡으로 멀리 봐야 한다.
사람은 앞만 보고 바쁘게 달려갈 때는 뒤를 보지 않는다. 인생에서 큰 암초를 만났을 때, 문제가 생겼을 때 비로소 주변을 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늘 동기생들보다 먼저 승진하며 임원 진급을 코 앞에 둔 사람이 갑자기 암에 걸리면서 직장생활을 계속 유지하기 힘들어질 때, 내 출세길은 물론이고 생계에도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큰 위기가 닥치는 것이다. 그러나 이때가 오히려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평소 소원했던 배우자와 자녀들과의 관계, 직장을 그만둔 이후 계획하고 있는 제2의 인생을 고민하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암은 큰 시련이지만, 3기 이후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면 치료로 충분히 완쾌될 수 있다.
- 내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 소홀하게 생각하는 것은 없었는지
- 내가 부지불식 간에 피해 준 사람은 없었는지
-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이런 부분을 생각하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머릿속을 비우고 견문을 넓히는 것도 좋은 선택이지만, 생각을 조금 더 확장해서 나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해 보고 되돌아보자.
일이 잘 풀리지 않고 누군가에게 뒤처지게 되면 여기저기서 쑥덕거리는 소리가 들리게 된다.
"구 팀장 잘 나가는 줄 알았는데, 한 방에 훅가네?"
"직장 생활 열심히 할 필요 없어.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걸"
온갖 비아냥에 훈수 둔답시고 온갖 자기 개똥철학을 내세우며 충고하는 사람들까지.. 사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더 지치고 힘든 경우가 많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상처가 되기도 한다. 이 때는 주변의 소음에 관심을 끄자. 이게 전등 스위치 내리듯이 끄고 싶다고 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임 등 사람들과의 관계를 최소화하고 혼자 보내는 시간을 많이 갖자.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보다는 내 안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미국 역시도 소련의 비아냥거림과 미국 내부의 수많은 비판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여기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아폴로 프로젝트를 꿋꿋이 밀어붙였다. 이렇게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이고 회사고 국가에 관계없이 쭉 잘 나가기만 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달이 차면 기우는 법이고, 위기의 순간이 곳곳에 있다. 한국의 경우도 일제 강점기, 6.25 전쟁을 거치면서 나라가 잿더미가 되었고, 겨우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달성하나 싶더니 IMF 구제금융을 받는 경제 위기를 겪기도 하였다.
누구에게나 위기는 찾아온다. 뒤쳐지기도 하고 잘 나가던 일이 폭싹 망하기도 한다. 이때가 중요하다. 미국이 스푸트니크 쇼크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현재까지 우주 진출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었듯이 우리도 그렇게 반전을 이룰 수 있다. 위기가 오면 나를 돌아보고 근본부터 차근차근 고치자. 임시방편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접근하는 것이다. 그리고 주변의 소리에 관심을 끊고 꿋꿋이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