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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 생각에 빠질 때가 많으신가요?

일못러 일잘러 되는 방법

by 보이저

나는 딴 생각을 할 때가 참 많다. 영화를 보다가도 아이들과 놀아주다가도 새벽시간에 기도하다가도, 늘 공상에 빠질 때가 많다.


"아빠, 내가 모든 보석들이야. 한 번 구경해봐!"
"우와! 이걸 다 네가 모은거니?"
"응! 이건 에메랄드고, 이건 다이아몬드고" (물론 진짜 보석은 아니다)
'가만 있자. 내가 샀던 결혼반지 와이프가 잘 갖고 있으려나? 그거 다이아몬드 반지인데'



대화가 시작된지 얼마되지 않아, 나에게 익숙한 '다이아몬드' 단어가 나오자 나는 금새 딴 생각에 빠져들었다. 처음에는 와이프 다이아몬드를 생각했다가 몇 년 전에 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블러드 다이아몬드' 영화가 금새 떠올랐다.




딴 생각의 효과


딴 생각은 절대 나쁜 것이 아니다. 딴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이것저것 호기심이 많고 탐구하려는 정신이 강한 사람들이다. 아는 지식이 많기에 하나의 단어가 나오면 나무가 가지를 뻗는 것처럼 생각의 나래가 뻗어나가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유명한 예술가, 발명가들은 좋은 아이디어를 참 많이 낸다.


실제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딴 생각 잘하기로 유명했다. 늘 생각에 빠져 지냈고, 그 생각이 사라지기 전에 발명품으로 구현하였다. 그는 화가이자 조각가, 발명가, 건축가, 지리학자, 음악가였다.


독일에 유명한 철학자가 많은 이유도 햇빛이 적고 늘 희뿌연 독일 특유의 기후 때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독일인들이 생각에 잠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사람은 딴 생각을 통해 우주도 여행하고, 성경 속으로도 들어갈 수 있으며 실제 운동선수가 되어 경기를 뛰기도 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임마누엘 칸트


딴 생각을 하는 이유


그러나 한참 집중해서 일해야 하거나 공부해야 할때 자주 딴 생각에 빠진다면 효율이 오를수가 없다.

그걸 알면서도 자주 딴 생각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1. 지금 하는 일이 내 관심사가 아닐때


팀장과 올해 평가 면담을 진행중이라면 딴 생각이 들까? 아닐 것이다. 한 해 농사가 결정되는 자리인데 귀를 쫑긋 세우고 팀장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그러나 나랑 별 상관도 없는 회의에 끌려 들어왔을때, 내가 왜 여기 있어야 하는지는 모르겠고 당장 돌아가서 할 일이 많다면 금방 딴 생각에 빠져들 것이다. 돌아가서 누구에게 전화하고 이메일 보내고, 이거 끝나면 뭐할지 등등.. 온갖 생각이 머릿 속을 지배할 것이다.



2. 내가 감당하기 힘든 일일때


새로운 업무가 생겼고 인수인계도 받았는데 막상 직접 해보려니 잘 안된다. 아직 시간은 있다. 이번주까지만 하면 된다. 이때부터 딴 생각이 시작된다. 마침 유튜브에 재미있는 영상이 하나 떴던데 화장실 가서 하나 보고 올까 고민된다.



3. 무슨 일이 터졌을 때


회의 중인데 급하게 메시지가 왔다. 확인해보니 내가 만든 보고자료 숫자가 틀려서 상무님이 화를 내셨다는 메시지였다. 회의 끝나고 나 좀 보자는 팀장님 멘트까지 추가된 경우, 그 이후 회의는 귀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뭐라고 해명해야 될지 그 고민 뿐일 것이다.


한참 일하고 있는데, 와이프한테서 아이가 학교에서 축구를 하다가 다리를 삐었다는 연락이 온다면 일에 집중할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4. 내 관심주제가 튀어 나왔을때


옆 부서 팀원들이 여름휴가를 어디로 갈지 이야기하고 있다. 스페인을 간다고 한다. 나도 겨울에 스페인 가는데.. 순례자의 길, 가우디 성당은 꼭 가봐야 하는데, 시간 내서 알함브라 궁전도 가볼까..그 옆의 포르투갈도 같이 가볼까? 생각은 꼬리에 꼬리른 물고 이어진다. 이미 나는 스페인 비행기에 탄 것만 같다.



딴 생각에 빠지는 상황


우리는 언제 딴 생각을 하게 될까?

즐거운 일을 할 때는 절대 딴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공부할 때 딴 생각하지, 게임할 때 딴 생각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

직장인들 역시 오늘이 마감인 업무를 할 때는 온 정신을 집중해서 업무에 임한다. 그러나 나랑 별 상관 없거나 급하지 않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할 때 주로 딴 생각에 빠진다.


즉, 딴 생각을 안 하기 위해서는 본인 의지도 중요하지만 판을 제대로 까는 것이 중요하다.

딴 생각이 안 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딴 생각 안 할 수 있는 방법


1. 내가 하는 일에 보상을 주자


재미없고 따분한 일, 정말 하기 싫다. 일만 시작하면 졸립고 딴 생각이 들고 폰부터 검색하게 된다.

이런 일에 보상을 결합시켜보자.


지루한 회의를 딴 생각 안하고 집중하면 끝나고 카페에서 커피 마시기! 이런 것도 소소하지만 딴 생각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


예전에 팀장 리더십 진단 자료를 만든 적이 있었다. 수 백명의 팀장 리더십 진단 자료를 일일이 분석하고 보고서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야근도 많고 지치는 일이었다.


나는 이 일을 하면서 보상을 결합했다. 이 보고 끝나는 다음 날 하루를 쉬면서 남이섬으로 나 혼자 여행을 계획했던 것이다. 조금만 참자! 이 보고만 끝나면 남이섬이 기다리고 있다! 이 생각으로...


열심히 고생한 나에게 명품백을 선물로 사주는 등의 보상도 큰 효과가 있다.




2. 딴 생각 노트를 활용해 보자


중요한 순간에 딴 생각이 날 때마다 노트에 그 단어를 적어보는 것이다. 단어를 적고 다 끝난 다음에 마음껏 그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회의 중간에 오늘 저녁에 가족들이랑 어느 식당 가서 먹을까 고민이 된다면 노트에 얼른 "오늘 메뉴는?" 이렇게 적는 것이다. 그리고 회의가 끝나면 마음껏 검색하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렇게 안해고 억지로 딴 생각을 떨쳐내려고 하면 오히려 그 생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심리학에는 '백곰 효과'라는 것이 있다.


백곰 사진을 한참 보여준 뒤, 피험자를 둘로 나누어


1) 한 그룹에는 절대 백곰 이미지를 떠올리면 안된다는 말을 했다.
2) 다른 그룹에는 아무 지시도 하지 않았다.

백곰을 절대 떠올리면 안된다는 말을 들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백곰을 떠올리는 비율이 훨신 더 높았다.

백곰효과


사람은 억지로 어떤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하면 더 떠올리는 법이다. 이 때 노트에 그 단어만 살짝 적으면 그 생각을 잠시 하면서도 생각에 머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3. 일에 기분 전환 요소를 결합해 보자


내가 쓰는 방법인데, 내 자리에는 손가락 힘을 키우는 악력기가 있다. 나는 일에 집중이 안되고 자꾸 딴 생각이 들 때 악력기로 10번 정도 손가락 운동을 한다. 별거 아닌 재미요소이지만 다시 정신차리고 집중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나는 볼빨간사춘기 노래를 정말 좋아한다. 자꾸 딴 생각이 들고 집중이 잘 되지 않으면 잠시 자리를 벗어나서 뽈빨간사춘기 노래 한 곡을 듣고 온다.

두 층 정도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도 운동도 되면서 기분전환에도 좋다.


어떤 분은 그날의 업무 하나를 완수할 때마다 통에 구슬을 하나 넣는다고 한다. 그 구슬이 7개 이상 채워지는 특별한 날에는 수고한 나를 위해 반반차(2시간 휴가)를 쓰고 일찍 퇴근한다고 한다.



4. 중요한 일을 하기 전에는 다른 일을 피하자


자기 전에 스마트폰을 보지 말라고 한다. 스마트폰 영상들이 머릿 속에 머무르며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일하기 전에 장시간 스마트폰을 보면 생각이 그 쪽에 머물게 되고, 특히 지루한 회의시간에는 그 생각에 더 빠져들게 된다.


운동선수들은 시합 전에는 되도록 식사도 적게 하고 준비운동으로 자기 몸을 충분히 풀어준다. 직장에서도 일하기 전에는 그런 준비가 필요하다.



5. 상대방의 중요한 말을 따라해보자


교회에서 목사님 설교를 들을 때, 졸립고 딴 생각이 들 때가 가끔 있다.

그때는 목사님 설교 부분 중 중요한 부분을 조용한 소리로 따라해 본다.


목사님) 믿음, 소망, 사랑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나)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



회의 때도 상대방이 하는 말 중 중요한 부분을 따라해보자. 소리 내기 어렵다면 속으로라도 따라하면 분명히 요점도 정리되고, 딴 생각도 막을 수 있다.


화자) 올해 우리 팀의 중점과제는 1) 핵심 인재 발굴 및 성장, 2) 신입사원 조기 전력화, 3) 퇴직자 보상 프로그램 마련입니다.

나) 핵심인재, 신입 전력화, 퇴직자 프로그램... 핵인 신입 퇴직자... 핵신퇴




6. 딴 생각을 일으키는 물건을 눈에 안띄게 하자


눈 앞에 초콜렛이 있다면 자꾸 시선이 가게되고 결국은 배고플 때 먹게 된다.

눈 앞에 스마트폰이 있다면 조금 지루해진다 싶으면 나도 모르게 폰을 잡고 이것저것 검색하게 된다.


혹시 자꾸 집중이 안되고 딴 생각이 든다면 내 눈에 안 보이게 치워버리자.

눈 앞에 방해물이 있는데 그 유혹 떨쳐내고 버틸 수 있다면 당신은 뭘해도 성공할 사람이다.




마무리하며


딴 생각이라는게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딴 생각은 참 재미있다. 지루하고 힘든 회사생활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한 자리에서 딴 생각을 한다면 결국 내용을 놓치게 되고 이는 큰 실수로 이어진다. 집중이 필요한 순간에는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억지로 딴 생각을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딴 생각이 안 나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딴 생각을 안 한 기특한 나에게 칭찬해주고 보상해주자.


맛있는 밥으로, 즐거운 여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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