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못러 일잘러 되기
(사례1) 팀장님께 다음과 같이 보고드립니다.
금일 신입사원 입문 교육과정을 회사 온라인 채널에 등록 완료하였습니다.
제가 제작한 썸네일 확인해주시고 수정사항 있으면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이하 생략)
→ 사실 썸네일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라, 이전에 근무했던 팀원이 만든 초안을 카피해서 만든 것이다. 이 때 "제가 제작하였는데~" 이 표현은 옳은 표현일까?
(사례2) 12월 커피머신 판매 현황 보고드립니다.
매주 월요일마다 영업 담당자 통해서 실적 자료를 받아 매출 시스템에 입력하고 있습니다. 12월 전체 실적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하 생략)
→ 12월 마지막 주의 경우는 회사 전체 휴가여기에 입력하지 못했고, 1월 2일에 복귀 후 시스템에 입력한 것이다. 그냥 매주 월요일마다로 표현하는 것은 옳은 표현일까?
(사례3) 10월 팀 상품권 사용 현황 정리하여 보고드립니다. 팀에서 10월에 사용한 상품권은 총 15건으로 확인되었습니다.
→ 사실 전수조사를 한게 아니라, 상품권을 항상 구입하는 팀원 몇 명한테만 확인해서 보고한 내역이다.
위 3개 사례의 틀린 부분은 정말 거짓말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작은 것들이다.
썸네일을 누가 제작했건, 매주 월요일 아닌 날에 실적을 입력했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이걸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는지도 모호하다.
그러면 이런 거짓말들은 과연 괜찮은걸까? 혹시 당신도 이런 거짓말을을 자주 범하고 있는가?
당신은 정말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사소한 문제들이 당신의 신뢰를 깎아먹는 경우가 많다.
팀장) "보고 요청했던게 오늘 점심 때까지인데, 왜 퇴근시간 다 되서 보고하는거지?"
팀원) "영업팀 담당자가 오늘 바쁘다고 자료를 늦게 보내줬어요."
다음날 회식자리에서 팀장이 그 영업팀 담당자와 우연히 합석을 하게 되었다.
팀장)"어제 왜 OO님에게 자료 늦게 보내줬어요?"
영업팀 사람) "OO님이 자료 요청을 늦게하다보니 저도 전달이 늦어졌네요"
그냥 생각없이 과장해서 말한건데 이게 난처한 상황에 빠뜨리는 경우가 많다. 이게 들통나면 그 사람의 신뢰가 깎이게 된다. 마치 파도가 한 번씩 밀어닥칠 때마다 모래성이 깎이는 것처럼 무너지는 것이다.
이러면 누가 맞는지 진실게임이라도 벌이고 싶은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설마 이걸 확인하겠어? 하고 쉽게 둘러대는 말이 내 발목을 잡고 신뢰를 낮추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자기 자신을 지키고 싶어한다. 이 때 가장 손쉽게 떠오르는 것이 바로 '변명과 거짓말'이다.
그러나 변명을 하게 되면 상대방을 자극하게 된다. 쉽게 끝날 일도 일을 키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신약성경 사도행전에는 '아나니아와 삽비라' 이야기가 나온다.
초기 교회에서는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자기 전 재산을 교회에 헌금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부부였는데, 둘도 교회에서 그런 칭찬을 받고 싶었다.
그들은 땅을 판 돈 절반을 교회를 위해 헌금하였다.
사도 베드로가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에게 물었다.
"당신이 바친 돈이 땅을 판 돈 전부요?"
"네. 맞습니다."
"다시 한 번만 묻겠소. 정말 전부가 맞소?"
"네. 그렇습니다."
그 이후 삽비라도 똑같이 거짓말을 하게 되었고,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그 직후 갑자기 죽게 되었다.
자기 재산의 절반을 바치는 건 엄청나게 힘든 일이다. 심지어 돈 한 푼 바치지 않은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그렇게 훌륭한 일을 했음에도 그들이 죽은 이유는 바로 '거짓말'에 있었다.
거짓말은 이처럼 예상치 못한 큰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내가 거짓말하려고 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사실이 아닌 말이 한 두방울 섞이게 되면 신뢰도가 낮아지게 된다. 금괴의 순도는 99.99%여야 하는데 불순물로 인해 99.00% 금괴가 된다면 그 가격은 낮아지게 된다.
점심에 짜장면 먹었는데 짜장밥 먹었다고 하는거나, 출근시간이 40분 걸리는데 50분 걸린다고 말하는것, 학창시절에 수능 상위 5%였는데 3%라고 말하는 것. 진짜 별거 아니다. 크게 문제될 것도 없다.
그러나 이걸 내버려 두게되면 점점 더 허위사실에 대해 무감각해지게 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라고 있다. 깨진 유리창을 무관심하게 방치하게 되면 그 주변이 점점 파괴되고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이 동네 전체가 망가지게 된다는 이론이다.
거짓말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거짓말을 통해 내가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 같고 상대방도 믿어주는 것 같기에 점점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다 안다. 한 두번은 속을 수 있지만 그게 쌓이게 되면 결국 들통나는게 거짓말이다.
A) 법대 전공하셨다고요? 법에 대해 잘 아시겠어요.
B) 좀 잊어버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알건 알죠.
A) 어떤 사람이 법원에서 증인 진술하면서 허위사실이라고 생각하고 말한건데, 알고보니 그게 사실이었다면 이 때도 위증죄로 처벌되나요?
B) 아니죠. 결국에는 사실을 말한건데 처벌되지 않죠
A) 마지막으로 이 병원 방문하셨던게 언제였을까요?
B) 작년 6월이었을 거예요.
A) 네? 진료기록에는 9월이 마지막으로 되어 있는데요?
B) 아.... 9월이었나요? 기억이...
첫번째 사례에서 법 공부한 사람은 다 알 것이다. 위증죄는 그 말이 사실이던 아니던, 그 말을 거짓이라고 믿고 말했다면 성립하는 죄라는 것을. 그런데 마치 자기가 잘 아는 것처럼 이렇게 말하면 결국 틀린게 들통나는 것이다.
두번째 사례에서도 마지막 병원 방문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잘 안나면 모른다고 하면 되는데, 정확하지도 않은 기억을 말했다가 창피하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모르는게 있다. 모르는게 부끄러운 것도 아니다. 그냥 확실하지 않은건 모른다고 꼭 얘기하자. 모른다고 말하기 무안하면 내가 확인해서 꼭 알려주겠다고 하자. 보고할 때도 확실하지 않은 사실을 어림짐작으로 말하게 되면 허위보고가 되고 큰 댓가를 치르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겠지. 별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해야되겠어?
이렇게 생각하고 그냥 묻어 버리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한번 유리잔에 금이 가면 절대 자연 치유되지 않는다. 점점 그 금은 쩍쩍 갈라지게 되고 나중에는 와장창 깨지게 된다.
꼭 내가 잘못 말했다고 이야기하자. 사과는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오히려 솔직하게 인정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면서 상대방은 당신을 신뢰하게 될 것이다. 저 사람은 진실되다고!
말을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허언이 나올때도 있고, 거짓말이 섞일 때도 있다.
이걸 대수롭지 않게 여길때가 많다.
그러나 작은 거짓말, 확인되지 않은 말이 당신의 신뢰를 갉아먹는 주범이다.
말하기 전에 확실하지 않거나 거짓된 것은 한 번 더 생각하고 절대 말하지 말자. 이것도 처음이 힘들지 자꾸 연습하면 좋아진다. 내가 또 이러네! 생각하고 돌이키면 된다.
그리고 내가 잘못 말한걸 꼭 정정하자. 반복하다 보면 분명 좋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