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숑은 그 자체로 하나의 풍경이다.
눈송이처럼 하얀 곱슬 털, 쟁반만 한 눈망울,
그리고
발끝을 톡톡 치며 다가오는 사랑스러운 걸음걸이.
특히 요즘 한국에서는
작게 개량된 '미니비숑'이 인기다.
품에 쏙 안기는 크기, 촘촘하고 정돈된 털, 아기처럼 맑간 얼굴.
그 어느 곳 하나 사랑스럽지 않은 곳이 없다.
하지만,
이 작은 아름다움 뒤에는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할 이야기 하나가 숨어 있다.
바로 폐동맥 협착증이라는 이름의 선천성 심장 질환이다.
폐동맥 협착증이란?
폐동맥 협착증(Pulmonary Stenosis)은 심장에서 폐로 가는 혈액 통로가 좁아지는 병이다. 정상이라면 우심실에서 폐동맥을 통해 혈액이 폐로 보내지지만, 이 질환이 있으면 혈액 흐름이 막히고 심장은 과부하 상태에 놓인다.
그 결과, 비숑은 숨을 헐떡이거나 쉽게 지치고, 심한 경우 실신하거나 심장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왜 미니비숑일까?
우리나라에서 최근 유행하는 비숑은,
기존 비숑보다 더 작고 앙증맞다.
하지만 크기를 줄이는 개량 과정에서 작은 말티즈와 교배를 하거나 작은 개체끼리 교배가 되어
유전적 다양성이 제한되며, 심장 기형, 특히 폐동맥 협착증의 발생률이 높아졌다는 보고가 있다.
보호자가 알아차릴 수 있는 신호
병원에서 심잡음이 들린다고 한다면
심장초음파를 찍어보길 바란다.
산책 중 평소보다 쉽게 지치거나 헐떡임이 심하다면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
기절이나 구토, 발작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다행히도 심장병은 조기 발견만 된다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질환이다.
약물 치료로 심장의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고, 중증일 경우에는 풍선 확장술(풍선을 넣어 좁아진 판막을 넓히는 비침습적 시술)도 가능하다.
하지만 치료보다 더 중요한 건 예방적 검진이다.
심장질환, 기관지협착, 슬개골, 알러지 모두
조심해야 한다.
비숑은 그저 예쁜 개가 아니다.
그 곱슬곱슬한 털 아래엔,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작은 심장이 있다.
그래서
더 자주, 더 정확히 들여다봐야 한다.
그 조용한 심장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않기 위해
미니비숑을 키운다는 건,
그 아이의 심장을 지키는 일과도 같다.
작다는 이유로 사랑받는 만큼,
아픔까지 끝까지 사랑받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