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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바견, 그 아찔한 굉음

by 포근한실공방

동물병원에 있으면
어느 순간 마치 무슨 큰 사고라도 난 듯
찢어질 듯한 굉음이 병원 전체를 울린다.


그리고 그 옆엔… 웃고 있는 사람들.

기괴한 상황이다.


하지만
시바견을 아는 사람들에게 일상인듯했다.

그날도 그랬다.
진료실에서 비명에 가까운 소리가 터졌고,
시바견 한 마리가 보호자에게 안겨서 나왔다.

작지 않은 덩치에
온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아이를
품에 안은 보호자는 귀가 아팠는지
고개를 돌린 채 웃으며 말했다.


“ 접종했어요^^”

시바견은 일본 토종 중형견이다.
작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법 단단하고 근육질이다.


귀가 뾰족하고 꼬리는 말려 있으며,
눈빛에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고양이 같은 도도함과, 강아지다운 충성심을 동시에 지닌 견종이다.


시바견 중엔 조금 더 작은 시바견,
바로 마메시바(콩시바)도 있다.

‘마메(豆)’는 콩, 즉 마메시바는 ‘콩만큼 작은 시바’라는 뜻이다.


공식 품종은 아니지만, 일본 내에서는
작은 시바견 개체를 선별해 만든 소형변종으로 알려져 있다.

작다고 해서 성격이 순하진 않다.


오히려 작기 때문에 더 예민하고,
자신의 감정을 분명하게 전달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병원에선
시바건, 마메시바건,
진료대 위에 올라가는 순간엔 모두 같아진다.


시바견이 지르는 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사람들은 그 굉음을 들으며,


당황 반, 웃음 반이 된다.

다른 강아지들은 시바견이 지르는 소리에

더욱 겁을 먹고 보호자의 품을 파고든다.


온몸을 맡긴 채 떨고 있는 그 눈동자를 보면

하찮고 또 가엽다.


모두를 걱정시킨 시바견은

접종이 끝나자

간식을 입에 물곤 해맑게 웃으며

병원을 빠져나갔다.


아프지 마렴,

사랑스럽게 웃는 엄살 대마왕 시바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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