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하운드는 참 이상한 개다.
짧은 털, 가는 다리, 뒤로 한없이 넘겨지는
수제비 같은 귀.
도도한 외모완 다르게
낯선 사람에게도 스스럼없이 장난을 친다.
다정하고 온순해 경비견은 못되지만
가득한 에너지로 집안 살림은 박살 낸다.
시속 45마일을 달리는 경주견 그레이하운드의 개량종이지만,
어딘가 연약하고, 훈련이 힘든 IG
(ig :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의 줄임말)
그들의 별명은 골절왕이다.
체형이 다른 견종과는 조금 다른 IG는
피하지방이 거의 없고,
거의 피부 바로 아래에 뼈가 있어
충격이 흡수가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가늘고 긴 다리로 충격을 고스란히 받아낸다.
그레이하운드를 처음 키우는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소파에서 살짝 점프했을 뿐인데
다리를 절룩이고,
어느 날은
뛰지도 않았는데 걷는 모양이 이상하다.
야외 달리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보이지 않는 피로 골절이 이미 진행 중일 수도 있다.
골절은 조용히 찾아온다.
한쪽 다리를 들고 조용히 보호자를 멍하게 바라보는
그 순간,
보호자는 안다.
“아, 또 골절인가 보다.”
그레이하운드를 키운다면, 이것만은 꼭 알아두자
① 가까운 24시간 응급 병원 리스트 확보하기
골절은 밤에도 찾아온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자택 기준 30분 내 도착 가능한 병원을 미리 리스트업 해두자.
② 병원 선택, 간판이 아니라 ‘전공’을 보자
1차 동물병원에서도 외과 수술을 할 수 있지만,
학사출신의 수의사와
외과석사출신의 수의사는 배움의 깊이부터가 다르다.
외과 석사 수의사 + 영상석사수의사가 상주하는 2차 진료 기관인지 확인하자.
"메디컬센터", "의료센터"라는 간판에 속지 말고,
관절 고정술, 핀 고정 등 정형외과 수술 가능 여부를 반드시 전화로 문의하자.
③ 수술 이후의 케어까지 설명해 주는 병원 추천
골절은 단순히 뼈만 붙이면 끝이 아니다.
수술 후 재활, 환경 관리, 영양 지침까지 안내해 주는 병원을 알아두자.
수술 후 케어는 회복의 질을 다르게 만든다.
골절이 의심된다면?
다리를 억지로 만지거나 걷게 하지 않고
바로 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가야 한다.
움직이지 않게 고정하되,
부목이 어렵다면 자세만 유지한 채 조심히 이동한다.
들어서 이동 시 다친 다리 쪽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미끄럼 방지 매트는 필수
수술 전후 모두 실내 환경에 꼭 필요한 아이템이다.
이탈리안 그레이하운드의 보호자는
생각 없이 달리는 해맑은 모습을 볼 때마다
그 움직임의 끝에 잠재된 위험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골절왕’을 사랑하는 방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