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말티즈
동물병원에 가면 노령의 말티즈를 자주 마주친다.
반쯤 나온 혓바닥, 야무지게 묶은 머리,
그리고 뒤뚱뒤뚱 엉성한 걸음
귀엽고, 어딘가 익숙하다.
내 주변엔 유난히 나이 든 말티즈가 많다.
‘장수의 비결이 뭘까?’
통계적으로는 치와와가 수명이 가장 길다고 한다.
하지만
말티즈 역시 지지 않는 장수견종 중 하나이다.
선천성 심장질환, 약한 관절에도
장수하는 말티즈
그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참지 않는 성격’을 가진 말티즈나 치와와를 보면
“자기표현이 확실한 아이일수록 오래 사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말티즈는 기분이 나쁘면 바로 얼굴에 티가 난다.
짜증이 나면 몸을 털고,
싫으면 눈을 부라리며 으르렁 소리를 낸다.
소형견은 보통 8살 전후부터 노령견으로 분류된다.
10살이면 사람 나이로 환산해 56세,
15살이면 76세.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더 짧게 시간을 지나간다.
대형견은 그보다 더 빠르다.
10살이면 사람으로 치면 80세를 훌쩍 넘는다.
눈곱이 매일 껴 있어도,
등이 굽어가도,
말티즈의 쏘아보는 그 눈빛은 또렷하다.
나이가 들어도 성질은 늙지 않는다.
그래도 괜찮다.
그 성질머리마저 사랑스러우니까.
그대로 식지 말고 있어 주었으면 좋겠다.
이 작고 단단한 생명이
끝까지 자기답게 살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