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것이 고민
내 가방에는 언제든 읽을 책이 넣어져 있다.
그게 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 뭐든 준비되어 있는 셈이다.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 때문에 먹을 게 너무 많이 들어 있는 날에는 무거운 책을 넣고, 태블릿이나 핸드폰으로 책을 본다. 그렇게 하다 보면 읽던 책 말고 다른 책을 읽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늘 읽고 있는 책이 3개에서 4개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이번 달에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 하나
가볍거나, 전자책으로 읽고 있는 책 하나
무거워서 집이랑 직장에서 두고 보는 책 하나씩.
그래서 가끔 책 읽을 시간이 없을 정도로 업무를 보거나 책 읽을 정도에 힘도 남지 않는 육아에서 겨우 살아나면 몇 주간 내 책상 위에 고스란히 책들이 올려져 있는 경우도 있다.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써 외면한다)
이번 달은 이번 상반기에 있을 행사 준비와 하반기에 있을지도 모르는 한국 기관과의 협력 프로그램을 준비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그리고 내가 일 년에 가장 설레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업무 중에 하나인 뉴욕공공도서관에 한국책을 주문하는 날의 마감일이 있는 달이다.
누가 사서는 책을 많이 읽는 직업이라고 했나. (나는 정말 읽고 싶어도 못 읽는 경우가 많다 ㅠㅠㅠㅠ)
강도가 높은 업무를 하는 달이어서 그런지 가독성이 좋은 책을 읽고 있는데 방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을 읽고 있다. 한국에서 퀴어 소설로 인기를 많이 얻은 책이 아닐까 싶다. 아직 3분의 1 정도가 남았지만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다. 주인공의 심리과 주변 인물과의 관계를 묘사하는 방법에 거침이 없고, 그냥 젊은 소설가답게 자유롭게 글을 썼다는 패기와 느낌이 좋게 느껴지는 책인 거 같다. 나에게든.
올 4월에 박상영 작가가 뉴욕에 온다는데 꼭 보러 갈 수 있기를. 그전에 얼른 책 다 읽어야지.
그리고 이번 달에 내가 읽어야 하는 책은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이 책의 제목이 너무 낯익어서 나는 내가 이 책은 어릴 적에 읽는 줄 알았다. 아니었다. 안 읽었네?
북클럽 책으로 읽고 있는데 100년 전에 버지니아 울프가 이런 생각을 하고, 그때는 여자들이 할 수 있는 게 정말 제한적이었다는 시대적 배경과 내용들에 구미가 당겼다. 그런데 아무래도 고전문학이라서 그런지 읽는데 속도가… 엄청 얇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자! 이제 책을 읽어보자!’라고 마음을 먹고 시작을 해야 겨우 몇 페이지를 읽을 수 있는 정도랄까.
후루룩 읽히는 책과 집중을 해야 하는 책 중에 오늘은 어떤 책에 손이 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