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엄마가 둘이고, 딸은 셋이 있답니다—저랑 저의 엄마가 엄마, 그리고 저랑 저의 쌍둥이 딸들이 딸.
3세대가 같이 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요. 그렇다고 힘들기만 한건 아니고 좋은 것도 훨씬 많죠. 아이들에게는 엄마아빠한테 혼나면 할머니 뒤꽁무니로 쏙 들어가서 대피할 수 있고, 가끔씩 엄마에게 아이들을 부탁하고 남편이랑 맥주 한잔 마시러 갈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그래서인지 중간에 낀 저는 그런 생각을 종종 해요. 나의 역할은 어디까지일까.
원칙적으로는 제가 아이들의 엄마니까 아이들을 전부 케어하고, 돌보며 저희 엄마가 도움을 주시는 것이 맞을 텐데, 저는 직장에 있느라 3시면 학교를 마치고 오는 아이들을 케어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레 저희 엄마가 주양주자의 모습을 띄고 있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저희 엄마가 아이들의 엄마인 줄 알고 계셨던 분들도 꽤나 있었어요 ㅎㅎ (저희 엄마가 초동안)
집에 오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들이랑 같이 밥을 먹고, 씻기고 놀아주면 아이들을 자러 갈 시간이라 막상 저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네 시간도 채 안돼요. 엄마랑 저의 역할이 뒤바뀐 탓에 저희 엄마가 고생이 많아요. 저는 출근 준비를 하고 엄마는 아이들 도시락을 싸고. 이래저래 엄마한테도 미안하고 딸들한테도 미안한 사람이 되어버렸어요.
제가 쌍둥이 생기고, 1년 동안의 육아휴직이 끝나는 시점에 저희 엄마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해요.
저는 저의 커리어를 포기해야 했을 거예요. 뭐 대단한 커리어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미국에서 혼자 벌어서 네 식구를 키우는 건 정말 돈 잘 버는 사람 아닌 이상에야 힘든 일이거든요. 그렇게 복직을 하고, 부족한 것 투성이지만 어찌어찌 육아와 일을 함께 하고 있어요.
저는 저의 딸들이 아이들을 키워달라고 하면 키워줄 수 있을까요? 지금은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고, 못해줄 게 없을 것 같은데, 가끔씩 엄마가 저한테 해준 것 같이 제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 보면 저는 못 할 거 같거든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