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가 골다공증이라고?

by 뉴욕사서


“엄마 골다공증이래”


엄마가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어요. 엄마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대요. 저도 결혼 전에 건강 검진을 받았을 때 근소 공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적이 있었는데, 골다공증도 아니고 생소해서 그게 뭐냐고 물었는데 이 상태가 계속되면 골다공증이 오는 거라는 안내를 받았었거든요. 그 이후에 운동도 꾸준히 하려고 했었고, 그래서인지 그 이후 매년 건강 검진에서는 별다른 얘기가 없어서 별 신경 쓰고 살지 않았어요.


그런데 엄마가 골다공증이라니요.


그 소식을 전하는 엄마는 생각보다 덤덤해 보였어요. 운동하고, 영양제 먹고 하면 나아질 거라고 말하길래 괜찮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며칠 후, 자고 일어났더니 엄마에게 문자가 와 있었어요. 골다공증에 대해 설명하는 한 약사의 영상을 보다가 위로를 받았다는 내용이었죠. 아이를 두 번이나 낳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코티솔이 분비돼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걸 들으며, '정말 애쓰고 열심히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대요. 그러면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고, 또 어떤 깨달음을 얻었다면서 그걸 누구에게든 꼭 말해주고 싶다고 했어요.


엄마는 괜찮은 게 아니었어요. 그리고 저는 그 마음을 미처 알아채지 못했어요. 엄마가 괜찮다고 하길래, 그런 줄로만 알았죠. 내 애기를 봐주느라고 얼마나 힘들었으면.. 엄마의 골다공증이 제 탓인 것 만 같아 마음이 아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칼슘제와 비타민 D를 주문하는 것 밖에 없었어요.


여자의 인생은 때때로 너무 서글퍼요. 아이를 낳고, 딸을 시집보낼 때면 왜 그렇게 마음 한구석이 죄인처럼 느껴지는지 모르겠어요. — 뭔가 더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하는 엄마였어요.


타지에서 딸이 쌍둥이를 낳고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걸 보고, 결국 당신 삶을 잠시 접어두고 머나먼 미국 땅까지 날아와 딸을 돌봐주게 되었죠.


그런 엄마에게 ‘수면 교육은 어릴 때부터 잘 시켜야 돼’, ‘애기 울면 먼저 안아주지 마’, ‘밥은 골고루 먹여줘’, ‘너무 TV만 보여주는 거 아니야?’ 같은 말만 늘어놓는 철없는 딸이 얼마나 미웠을까요. 저라면, 저 같은 딸이 있다면 얄미워서 진작에 한국으로 돌아갔을 것 같아요.


그치만 엄마는 애기들 학교 보내고, 저랑 같이 장 보러 가는 그 시간을 젤 좋아하고, 오랜만에 브런치 먹으러 가자고 하면 너무 좋아해요. 너무 기다렸다는 듯이. 얼마 전에는 애기들만 보느라 지친 엄마가 좋아하는 게 뭘지 고민하다 민화 그리는 워크숍에 가자고 했더니 설레어서 잠을 설쳤다고 하더라고요. 미안하게 시리..


참.. 고맙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기가 뭐가 이렇게 어려울까요.


”엄마 진짜 고마워, 엄마가 없으면 나는 어떻게 버텼나몰라. “


우리 젊고 예쁜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