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예쁜 우리 엄마

젊고 예쁜 엄마가 있다는 부심

by 뉴욕사서

엄마는 저를 스물셋에 낳았어요.


저의 스물셋을 떠올려보면, 아이를 낳아서 키운다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죠. 알바를 하며 생활비를 마련하느라 힘든 나날도 있었지만 그게 어디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것과 비할 건가요.


살면서 엄마한테 몇 번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엄마는 그때 나를 낳지 말았어야지“


스물셋의 엄마의 사진을 보면 정말 곱디곱아요. 풋풋하고 앳된 소녀 같은 엄마가 나를 안고 있는 사진을 보며 미안해진 적도 많았어요.

‘내가 생기지 않았더라면 엄마의 인생은 전혀 달라졌을 텐데..’


저의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하는 듯이 엄마는 그럴 때마다 “엄마는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 너희를 낳은 거야,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

엄마의 그 말이 100% 진심은 아닐 거라고 믿으면서 살아왔는데 제가 두 딸의 엄마가 되는 순간, 그 말은 1000%였음을 알게 되었어요.


저에게도 두 딸이 있어요. 엄마와 다른 점이라면 엄마는 저와 내 동생을 하나씩 배에 품었지만, 저에게는 두 딸이 한꺼번에 찾아왔다는 거예요.



문득문득 컬러로 떠오르는 어릴 적 기억 중에, 우리 엄마가 너무 젊고 어린 엄마라 사람들이 항상 진짜 엄마가 맞냐고 물던 장면들이 있어요. 그럴 때면 저와 제 동생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어떨 때는 눈물이 빵 터져 나와 눈물을 훔치며 “우리 엄마 맞아요!”를 끝까지 외쳤어요. 화가 잔뜩 나고 억울해 죽겠는데 다들 뭐가 그렇게 좋다고 깔깔깔 거리는 건지. 지금 생각해 보면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으로 자리 잡았어요.


그런 엄마였는데, 어느새 염색을 하지 않으면 흰머리가 머리를 뒤덮고, 찬 바람을 잘못 맞으면 며칠 동안 켕켕거리는 기침을 하기도 해요.


엄마는 여전히 이뻐요. 또래의 아줌마들과 같이 있으면 여전히 너무도 어려 보이고, 특유의 활짝 웃는 모습에 딸의 딸들을 보살펴주는 할머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요. 나는 바보같이 그런 엄마가 천년만년 건강하기만 할 거라고 생각했었나 봐요. 아기 낳고 내 나이 들어가는 모습에만 울상이 되었었지, 우리 엄마 눈가에 지는 주름이 하나 더 늘고, 엄마 손이 밤 되면 부어 자고 일어나면 잘 구부러지는지 확인하는 게 일상이 된 건 전혀 몰랐어요.


그 자체로 빛이 나던 스물셋 여자를 뒤로하고 두 딸의 엄마가 되기로 선택한 지 39년이 지났어요. 엄마에게 닿을 수 있는 편지를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 역시 두 딸의 엄마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