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해보면 뭐라도 알 수 있겠지.
물을 1 기압에서 100도로 끓이면 수증기로 상변화 한다.
마찬가지 조건에서 0도로 내리면 얼음이 된다.
모든 일이 이토록 간명했으면 참 좋았겠다. A는 A라고 말하듯이 말하는 그 당연한 어투로, 이렇게 하면 행복해진다, 저렇게 하면 마음의 평정을 얻는다, 이런 방법을 따라오면 큰돈을 번다, 머리가 좋아진다, 건강해진다,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으며, 이것저것 성공할 수 있다, 심지어 운이 좋아진다고 이야기해 주면 괜히 희망에 젖고선 기분이 좋아진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들 수 있거나, 안락한 방을 꾸밀 수 있고, 청소도, 요리도, 공예도, 스포츠도, 사람들 앞에서 멋들어지게 말하는 방식과 직장에서 앞서나가거나 퇴사하는 법, 사람과 이어지는 일도 이대로만 따라 하면 나조차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달콤하게, 선명하게 일러주기를!
그런 이야기가 책으로 나오면 자기 계발서라고 부른다. 조금 더 먼 과거에 나온 아이디어라면 유명인의 루틴이나, 수행론 철학서라 칭하기도 한다. (어떠한 수행을 하면 부처나 성인군자, 현자, 초인 등등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는 점에서 구조상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인스타 피드에 ‘당신이 반드시 해야 할 10가지’이기도 하고, ‘명절 어른들의 흔한 잔소리 Top 5’ 일 때도 있다.
하나하나 읽어보면 최소한 그럴싸해 보이는 설득력이 있다. 저자의 권력과 지위, 위인의 권위, 풍부한 사례집, 뇌과학의 이론들을 휘감고서 우리를 설득한다.
그런데 또 반대편에서는 ‘성공팔이’의 말에 넘어가지 말라고 독촉한다. 저것들은 순 거짓말이거나, 아니면 성공한 사례만을 강조하고 독자를 확증 편향으로 눈가림한다는 것이다.
그 사이에 서서 나는 이런 게 궁금해졌다.
진짜로?
진짜로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는 대로 될까?
그야, 나는 진짜 답을 모르고 살고 지낸다. 자기 계발서는 으레 한 때의 궁금증이요, 딱 책을 펼칠 때부터 덮을 때까지의 의욕일 뿐, 한 주 정도를 전부 실천해 보았다면 모범적인 수준 아닌가?(일단 내겐 그랬다.)
사방 제목에 이루고 싶은 목표는 너무 많다. 운도 좋아지고, 하루도 선명해지고, 온 활동도 기록하고, 몸도 건강해지면 좋겠지. 하지만 그 모든 것을 하기에는 24시간이 너무 짧다! 세상에 있는 모든 자기 계발서의 ‘최소한 이것만큼은 해야 한다’를 다 모았다고 상상해 보자. 각각을 5분짜리라 보더라도, 그걸 다 해보려는 사람의 시계는 빈자리가 없이 터져버리지 않을까? 게다가 기력은 그냥 내게 주어진 24시간어치의 하루를 다 살아가는 데도 부족하기 짝이 없다.
그렇게 그럭저럭 타협하고 물 탄 듯 살다가 갑자기 이상한 오기가 들었다. 대략 이런 느낌으로,
야… 너희 진짜 고작 그 정도야? 내가 도파민 중독자에, 작심삼일에 못 미치고, 좋은 습관이라고 만들면 질려버리면서, 툭하면 도로 옛 우울감에 휩쓸리고, 순식간에 방전되는 배터리의 보유자라지만, 나 하나 못 바꿔? 너희가 그러고도 이름난 자기 계발서라고 할 수 있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며. 날 속였어?
그러자 딴지 걸기 좋아하는 내 생각으로부터 이런 답을 받았다.
‘일단 하라는 대로 해 보고 말해.’
간만에 간명한 답이었다. 그리고 마침 나는 시간도 많았다. 휴학생한테 있는 건 시간뿐이지, 암요…
내가 [하라는대로]라고 부르고 있는 이 이야기는, 이런 답을 받고 나서도 하라는 대로 전부 다는 못하고서 남기는 수기다. 어디까지 하라는 대로 했는지, 하라는 대로 못했다면 무엇 때문인지, 어떤 식으로 간략하게 바꿀 만해 보이는지를 쓴다. 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쓸 거다. 바뀌긴 했는지, 뭐가 바뀌고 뭐가 그대로인지, 저 말대로 하면 된다는 대로 되었는지도 말해보고 싶다.
나는 썩 바람직한 실험자도 실험쥐도 못 되었지만, 아마도 재미있었던 일과 날들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다.
첫 번째 [하라는대로]는 ‘<아티스트 웨이>가 하라는 대로 하면 나도 창조적인 예술가가 되는가?’ 라는 질문을 가지고서 준비했다. 이 엉망진창인 이야기를 읽게 된다면, 정말 이 자식이 예술가가 되나 하고 궁금히 여겨 주시면 좋겠다.
-브런치북 <<아티스트 웨이>가 하라는 대로>는 2025.1.12 ~ 2025. 4. 21간 수행한 <아티스트 웨이>의 실천 기록을 응집하고 정제한 에세이 형태로 연재됩니다.
-더욱 생생한 날 것의 기록이 궁금하거나, '<아티스트 웨이>가 하라는 대로 하면 정말로 창조적인 예술가가 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미리 엿보고 싶다면 아래 블로그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