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A형 황소심입니다.

by 여름이 언니


“혈액형이 뭐야?”


누군가 물어본다. 요즘에는 성격을 알기 위해 MBTI를 물어보지만, 라떼는 A, B, O, AB형 네 가지로 성격이 나뉘는 혈액형을 물어보는 것이 대세였다. 상대방의 눈에 비친 나는 무슨 혈액형일지 궁금해하며 “맞춰봐”라고 반문한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돌아오는 대답은 “당연히 A형이지”


나는 머리 위로 물음표를 띄우며 왜 그렇게 확신을 하는 것인지 묻는다. 툭 던져진 그들의 대답은 비수가 되어 가슴에 푹 꽂힌다. “너 소심하니까 A형이지. 몰랐어?”


당시 A형은 ‘소심한 사람의 대명사’였다. 나는 집에 와서 그 말을 계속해서 곱씹는다. 밥을 먹을 때도, 작업을 할 때도, 심지어 잠에 들 때까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잠 못 드는 밤을 보내며 깨닫는다. 그래, 나는 소심한 사람이 맞아.


하지만 소심하면 좀 어때. 소심해서 세상을 더 세심하게 관찰할 수 있고, 그 덕분에 하루하루가 즐겁고 꽤 괜찮은 걸! 그런 나날들을 앞으로 글과 그림으로 기록해보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인사드리겠다. “안녕하세요, A형 황소심입니다”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