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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 어떻게 살아
할머니가 떠나가던 날. 나는 행복했다.
친엄마를 잃은 동생.
갓난아이 때부터 할머니 손에 자란 동생은 할머니를 엄마라고 불렀다.
그동안 할머니의 그늘 아래 잘못을 해도 사랑받았다. 무조건 할머니한테 이르기만 하면 해결됐다. 난 이유도 모른 채 파리채, 효자손, 빗자루를 들고 오는 할머니를 견뎌야 했다.
엄마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엄마의 훈육에
동생은 나 죽네. 하며 할머니를 찾아가 일렀다. 할머니는 너도 맞아보라며 엄마를 힘껏 때렸다.
그렇게 엄마도 할머니한테 맞았다.
어린 나이에 권력을 손에 쥐고, 집 안을 흔들었다. 실세, 권력의 중심이었다.
창과 방패를 잃었다.
할머니가 떠난 빈방. 동생은 마치 나라 잃은 사람처럼 목 놓아 울었다.
난 이제 어떻게 살아.
그런 모습을 보며 엄마는 하도 어이가 없어 기도 안 찼다고 한다. 난 가끔 동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 말을 하곤 했다.
니네 엄마한테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