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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과 금쪽
동생과 할머니는 서로를 그리워했다. 마치 견우와 직녀처럼.
할머니를 모셔간 셋째 부부는 딸과 아들. 이렇게 남매를 낳았다.
동생과 나는 셋째 부부네 가서 잠을 자고 왔다. 사실 할머니에게 가기 싫었다. 동생만 보내기 좀 그랬던 엄마의 마음.
할머니 방에는 침대와 텔레비전이 있었다.
남아선호사상이 짙은 할머니.
평소에는 손자(나에게는 친척동생)와 한 침대에서 잠을 잤다. 그런데 동생이 온 날은 남아선호사상을 뛰어넘었다. 손자가 바닥으로 내려갔다.
동생은 침대에서 잠을 잤다. 이 서열은 고정되어 있었다. 모순덩어리. 남존여비에서 동생만은 제외였다.
난 친척언니 방에서 같이 잤다. 그날을 마지막으로 셋째 부부네에 가지 않았다. 동생은 그 후로도 몇 차례 혼자서 할머니댁에 방문했다.
나한테는 한없이 끔찍했던 할머니.
동생한테는 금쪽같은 할머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