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때려 넣고 남은 것
돈 공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가 다시 등장하게 된다.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자본주의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차분히 설명해 준다.
그 예시로, 저축은행 사태가 등장한다.
고금리 예금을 미끼로 해서 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각종 회사에 대출을 해 준 저축은행이
돈을 회수하지 못하게 되면서 파산했다.
0.1%라도 이자를 더 주는 예금을 찾아 저축은행에 돈을 맡긴 사람들이 수천~수억 대의 자금을 잃은 사건이다. (예금자보호 제도가 없던 시절이다.)
몇 차례의 자살 소식이 뉴스에 올랐을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비슷한 사건으로 은행의 ELS 불완전판매 사건도 있었다.
ELS는 쉽게 말하면, 세계 각지의 주식 지수와 개별 종목 등의 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특정 수준에 이르면 원금에 이자를 붙여 돌려주는 상품이다.
나도 대학교 때부터 투자했던 상품인데, 웬만해서는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었다.
다만 한 때, 은행에서도 ELS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은행 오프라인 지점의 주 고객인 중장년층들을 대상으로 대량의 불완전판매가 일어났다.
그리고 그 상품들에 포함되었던 Eurostoxx 지수가 폭락하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원금을 잃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 사건들을 돌이켜 보며 내가 느낀 것은 이것이다.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이 사건들의 피해자들이 돈에 관심이 없어서,
혹은 돈을 모르는 순진한 사람들이라서 이런 일을 당한 것일까?
오히려 반대다.
이들은 약간의 이자라도 더 받기 위해 정보를 찾고 부지런히 움직였던 ‘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었다.
차라리 이들이 이런 노력 없이 집 앞 은행에서 정기적금을 가입하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들이었다면,
이런 피해는 입지 않았을 것이다.
모르면 당하는 세상이라는 것은 모두가 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단계 더 생각해야 한다.
‘확실히 알아야 한다.’
독서
하지만 다행인 것은, 갈수록 배우기 쉬운 세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분야 스테디셀러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거인의 어깨에 앉아 세상을 볼 수 있다.
유튜브 영상이나 팟캐스트의 정보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하지만 책은 많은 양을 읽는 것이 유효하다.
왜냐하면 독서는 ‘사고'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책을 읽을 때 다른 매체보다 느린 속도로, 충분히 생각하며 정보를 접한다.
그래서 메시지가 머릿속에 쌓이고, 우리는 스키마를 발휘하여 나에게 필요한 형태로 정리한다.
지금 읽는 책이 이전에 읽었던 것과 반대되는 견해를 설파하더라도,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리는 ‘사고 활동'이 가능하니,
책의 내용이 마음에 안 들더라도 일정 부분 나에게 도움이 된다.
내가 생각하는 필독서를 추려보았다.
독서를 좋아하지 않거나, 책 읽을 시간이 도저히 없더라도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책들이다.
EBS 다큐멘터리 자본주의 (EBS 편집부)
자본주의의 개념을 쉽게 알려주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을 지키는 방법을 알려준다.
부의 본능 (우석)
자본주의와 자산에 대한 적나라한 진실을 알려준다.
돈의 속성 (김승호)
책 한 권이 부자 되는 마인드 그 자체.
도둑맞은 집중력 (요한 하리리)
온전히 나에 집중하는 삶에 대한 마인드셋. 이렇게 살면 돈도 절로 쌓이겠다 싶다.
잠든 사이 월급 버는 미국 배당주 투자 (소수몽키 외)
2019년 출간된 미국주식투자 기본서. 이제는 비슷한 책과 유튜브 채널이 많지만,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신간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유튜브·팟캐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특히 경제/자기 개발 유튜브가 붐을 이루었다.
이 시기에 성장한 ‘영 리치’들은 우리에게 짧고 굵은 요령들을 쉽게 전달해 준다.
이런 콘텐츠가 가진 장점은 크게 세 가지다: 공짜, 지속성, 스토리텔링.
공짜라는 점은 가장 큰 장점이자 취약점이기도 하다.
무료로 얻는 정보이니 돈 주고 듣는 이야기보다 더 많은 이득을 얻는 느낌이다.
반면에 채널 주인은 수익을 위해 PPL을 적극 활용하게 된다.
기업의 광고와 서적 홍보가 여러분을 홀릴 수도 있다.
규칙적이고 지속적으로 콘텐츠가 업로드된다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가장 좋은 것을 매일 올릴 수는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매일 방송하는 ‘생생 정보통’류의 프로그램은 매일 같이 맛집 소개를 한다.
1년에 한 번 특집으로 맛집을 소개한다면, 고르고 고른 옥석과 같은 맛집을 선보일 수 있겠지만, 이들은 맛집 소개를 ‘매일’ 내보내야 한다.
골목길마다 TV에 안 나온 음식점이 없는 이유다.
유튜브 콘텐츠도 마찬가지다.
유튜브의 특성상, 꾸준히 자주 업로드를 해야 채널에 수익이 돌아간다.
모든 영상의 퀄리티를 담보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유튜브 콘텐츠는 모두 '스토리텔링'으로 정보를 전달한다.
쉬운 언어로 쉽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운전 중에, 설거지 중에, 심지어 샤워 중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생활 패턴에 맞춰 적재적소에 플레이하면 최선이지만, 접근이 너무 쉬운 탓에 과도하게 시청하게 되는 부작용도 있다.
한 동안 유튜브의 경제·자기 개발 채널의 영상을 강박적으로 재생하기도 했었다.
쌓여있는 콘텐츠도 많고, 매일같이 새로운 정보가 올라오니, 단 시간에 엄청난 지식을 습득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기본 수준의 지식이 물밀듯이 들어오니,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어제 등장한 패널은 부동산은 무조건 강남이라 했고, 오늘 등장한 패널은 지방을 봐야 할 때라고 했다.
어떤 사람은 미국의 갖가지 경제 지표가 안 좋아 주식이 곧 폭락하니 장기 채권을 사야 한다고 했고,
어떤 사람은 곧 FED에서 금리를 인하해 유동성이 좋아질 것이라 했다.
개별 종목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등장하면 혼란은 더 커졌다.
무한히 파생되는 아이디어 때문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리서치가 계속되고,
알 듯 모를 듯한 상태로 투자를 계속하다 보니 포르폴리오도 망가졌다.
결국은 특정 유명인들을 원망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뿐이었다.
그러다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위에서 적은 유튜브 콘텐츠의 장점의 이면에는 취약점이 있다.
나에게는 그 취약점들이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나는 그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공신력 있는 사람들이 제작하는 정제된 형태의 콘텐츠만 취하기로 했다.
아침 출근길에 한경 글로벌마켓의 ‘월스트리트 나우’와 ‘오늘장 10분만’을 고정적으로 플레이한다.
그리고 어제 미국 주식이 왜 올랐는지 혹은 떨어졌는지 파악한다.
이제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그저 ‘내비게이션의 도착 예정 시간’ 같은 것이라는 것을 안다.
퇴근길 올림픽대로에서는 한없이 늘어나고, 신호등 운이 좋아 연달아 초록불을 만나면 줄어들기도 하는 그것.
‘전망’은 현실의 지표를 분석하는 것뿐이다.
미래는 아무도 예견할 수 없다.
다만 나와 잘 맞는 퀄리티 좋은 콘텐츠를 계속 접하다 보면, 현실의 지표를 읽는 나만의 방법이 생긴다.
그 방법으로 의사 결정을 하면 후회도 원망도 남지 않는다.
강의
일반인이 강의를 개설할 수 있는 플랫폼도 많이 생겼다.
관심과 약간의 비용만 들이면 유튜브보다 더 집약적인 강의를 쉽게 들을 수 있다.
아파트 청약, 부동산 경매, 세금 제도 등 특정 주제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고 싶다면 강의를 듣는 것을 추천한다.
적은 금액이더라도 ‘돈’을 받고 강의를 한다는 것은 꽤 큰 책임감을 수반한다.
유튜브에 나열되는 정보들보다는 더 정확하고 전문성 있는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내가 유료로 들었던 강의 중, 배우기만 하고 실행하지 않아 후회한 것이 두 가지 있다.
바로 ‘에어비앤비’ 사업과 ‘아파트 경매’다.
에어비앤비 강의를 2015년에 접해놓고 내가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온갖 리스크와 어려움을 리스팅 해가며 ‘하면 안 될 이유’를 스스로에게 설득했다.
겁이 났던 것이다.
요즘은 퇴직금으로 펜션이 아닌 에어비앤비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전월세 제도를 이용하거나 오래된 구옥을 매입하는 등 적은 자금으로 사업을 벌이는 젊은 층도 많다.
내가 2015년에 시작했더라면 어땠을까?
나는 겁을 너무 낸 나머지 큰돈을 벌 기회도, 값진 실패의 경험을 얻을 기회도 놓쳐 버렸다.
아파트 경매 강의도 마찬가지였다.
유료 강의를 듣는 사람 사람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은, 꼭 실천하라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에게 기술을 전수받아도 사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