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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o Jan 14. 2017

만나러 가는 길

쿠웨이트에서 대구까지

만나러 가는 길이다. 울산역에서 동대구역으로 가는 길이다. 1년 전에 호주에 있을 때, 전혀 맥락 없이 알게 된 분이 있었더란다. 내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는 도저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말을 걸었고 연락을 해왔다. 사실 저번에 한국에 들어왔을 때 만나려고 했는데 내 불찰로 성사되지 않았다. 나는 다시 보고 싶었지만 상대방 의중을 알 수가 없어서 보러 가겠다는 반쯤 빈 약속마저 할 수가 없었다. 참으로 감사하게도, 왜 보러 오지 않았냐고 핀잔을 들었다. 지금까지 들어본 핀잔 중 가장 기쁜 핀잔이었다.


며칠 전부터 보러 간다며 한참 설레발을 치다가, 드디어 보러 가는 길이다. 혹시 만나서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했을 때, 상대방에게 충분한 즐거움을 주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없지 않다. 다만 그 걱정은 만나러 가는 길에서 오는 즐거움에 비할 것이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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