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활짝 핀, 이틀간의 꽃 이야기
첫째 날은 생화 리스 만들기를 했다.
도서관 한쪽에는 책 대신 꽃이 들어섰다. 넓은 테이블 위에 놓인 건 핑크빛 장미, 카네이션, 거베라, 노랑과 흰색의 앙증맞은 국화, 보기만 해도 싱그러움 폭발인 초록이들까지
"와아아~ 다 진짜 꽃이네?"
눈이 동그래진 아이들이 테이블 앞에 앉자 도서관은 꽃향기로 물든 정원이 된다. 어느 아이는 코를 꽃에 쿡 박고 어느 아이는 눈을 떼지 못한 채 감탄사를 연발한다.
"향기 맡아봐요. 진짜 꽃향기가 나요!"
그 모습에 선생님들까지 "어머나... 너무 예쁜 거 아니야?" 감탄하며 카메라를 든다.
프로그램 강사님이 앞에 서서 설명을 하시며 시범을 보이신다.
"여러분~ 초록잎 먼저 테두리에 꽂아주세요~ 그다음엔 큰 꽃! 그리고 작은 꽃들로 빈틈을 메꾸면 됩니다~"
아이들은 벌써 마음속 리스 구상을 마친 듯하다. 가위로 꽃을 자르고 꽂느라 바빠진다.
"초록잎은 이렇게 삐죽 나와야 예뻐요!"
"여기엔 하얀 꽃이 어울릴 것 같아요!"
아이들의 손길은 마치 작은 플로리스트가 된듯하다.
그때 한 여자아이가 분홍꽃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이 꽃 우리 엄마보다 예뻐요..."
주변 아이들이 에이~하며 웃었지만 나는 그 말이 사랑스럽게 들렸다. 이 꽃이 그만큼 예쁘다는 뜻일 테니까...
작업이 끝나고 강사님이 돌아다니시며 마무리를 해준다. 아이들의 작품마다 칭찬도 아끼지 않으신다.
"정말 잘 만들었네. 여기만 초록잎을 조금 더 꽂아보자."
완성된 생화리스를 투명 비닐 가방에 담으니 아이들 눈동자엔 뿌듯함이 한가득 담긴다.
"엄마가 좋아하겠죠?"
"할머니 드릴 거예요!"
"우리 아빠가 사 오는 꽃보다 더 예쁜 것 같아요!"
(꽃을 사 오는 아빠라니 부럽)
예쁜 마음이 한가득 담긴 첫째 날이 지나갔다.
어제보다 난이도는 올라간다. 꽃을 바구니에 조화롭게 꽂아야 하니 높이 조절부터 색감 조합까지 상상력이 쉴 틈이 없다. 이번에는 다양한 색의 카네이션, 노란 거베라, 보랏빛 작은 꽃들과 연핑크 장미, 그리고 동글동글 귀여운 노란 공 모양의 스프레이국화까지 등장했다.
"오늘 꽃도 너무 예뻐요."
"식탁 위에 놓고 매일 볼 거예요~"
"이건 동생 생일 선물이에요!"
말하는 아이들의 눈빛은 더 진지하고 손놀림은 어제보다 확실히 더 빨라졌다.
초록 유칼립투스 사이로 보랏빛 꽃이 살랑이고, 카네이션은 부드럽고 풍성하게 바구니 중앙을 채운다. 노란 거베라와 하늘빛 물든 꽃잎들이 서로 어울리며 하나같이 아이들 손에서 멋진 작품이 되어간다.
어제는 만드는 재미였다면, 오늘은 누군가를 위한 마음도 담겼다. 꽃을 꽂는 손끝에서 누구를 생각하는 눈빛이 묻어난다. 도서관 한편에 완성된 꽃바구니들이 줄지어 놓이자 이곳은 더 이상 도서관이 아니다. 그냥 아주 예쁜 꽃집이다. 단체 사진을 찍으며 아이들은 꽃을 안고 방긋 웃는다.
"사~~~ 진! 찰칵!"
꽃보다 예뻤던 건 아이들의 밝은 얼굴이었다.
이틀 동안, 도서관에는 꽃향기와 웃음이 피어났다. 꽃이 예뻐 기분이 좋아지니 꽃도 더 예뻐 보이는 것 같았다. 정성껏 만든 리스와 꽃바구니엔 그저 꽃만 담긴 게 아니었다. 아이들의 마음, 시간, 누군가를 생각한 따뜻한 애정 그리고 그 순간을 즐긴 웃음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틀 동안 특별 체험에 참여한 아이들에게는 점심으로 햄버거 세트가 제공되었는데, 친구들과 먹는 햄버거는 그야말로 이 체험의 마지막 피날레였다.
이틀 동안 꽃과 함께 한 예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