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선물 같은 쌍둥이
3월 새 학기를 앞두면 가장 큰 과제는 신입생 반편성이다. 특히 1학년은 이름과 귀가 시간 외엔 아는 게 없어 반편성을 할 때 난감할 때가 있다. 올해도 그랬다. 신입생 중 이란성 남매 쌍둥이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함께 상의하던 선생님이 말했다. "제가 남매를 키워보니 정말 자주 싸우더라고요. 게다가 5시까지 남는다던데 저는 육아단축 근무를 해야 해서요."
예전에도 남매나 쌍둥이가 돌봄 교실에 있었는데, 사이가 좋다가도 종종 다투곤 했던 게 떠올랐다.
하지만 아이들을 보지도 않고 판단하긴 싫었다.
다른 반 돌봄 선생님 배려도 할 겸 늦게 귀가하는 쌍둥이는 내 반으로 넣었다.
3월 첫날, 걱정은 사라졌다. 누나와(다영) 남동생(도영) 얼굴도 성격도 달랐지만 인사성도 밝고 예쁜 아이들이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돌봄 교실에 들어오면 책을 먼저 꺼낸다.
"선생님, 저 오늘 이 책 다 읽을 거예요!"
"선생님, 도서관에 갔다 올게요."
"저도요."
"그래, 같이 다녀와."
도서관은 우리 교실 옆에 있어서 자주 이용한다.
작은 두 등이 나란히 도서관으로 향하는 모습에 미소가 지어졌다.
점심시간, 급식실에서도 손을 흔든다.
"돌봄 선생님, 안녕하세요!"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행정실 직원들 많은 선생님들이 보고 계신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에게만 집중하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
내가 못 들으면 내 자리까지 와서 또 인사한다.
함께 밥 먹던 선생님이 말한다.
"저 아이들은 선생님을 진짜 좋아하나 봐요. 인사를 매번 어쩜 저렇게 잘해요?"
"저를 좋아하는 것보다는 원래 인사성이 밝은 거 같아요." 나는 웃으며 말하지만 기분은 좋다.
쌍둥이는 오후 5시까지 남아도 투정이 없다.
"얘들아! 오늘은 선생님이랑 뭐 하고 놀까?"
"오늘은 엄마가 학원 숙제하래요. 숙제할게요."
"선생님은 그냥 쉬세요."
"둘 다 어쩜 이렇게 예쁠까."
"우리가 예뻐요?"
"응 너무 예쁘다. 둘이 사이도 좋고"
"예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선생님, 다영이(쌍둥이 누나) 오늘 반에서 그림 진짜 잘 그렸어요!"
"그래서 담임 선생님한테 칭찬 들었어요."
누나를 자랑하는 도영이 얼굴에 웃음이 번지고, 내 마음도 덩달아 따뜻해진다.
여름방학 전 교실 리모델링 공사를 앞두고 교실에 있는 중요한 짐들을 챙기고 있을 때였다.
두 아이가 다가왔다.
"선생님, 혼자 힘들지 않으세요? 우리가 도와드릴까요?"
"그럼 이 박스 좀 잡아줄래? 선생님이 위에 테이프를 붙여야 하는데 박스가 벌어지네"
"네~ 또 없어요?"
"선생님이 저기까지 옮겨놔야 하는데 밀어줄 수 있어?"
"당연하죠! 우리 둘이 밀면 힘들지 않아요."
세 번 정도 박스에 짐을 포장했고 아이들은 옆에서 작은 거라도 도와주려 했다.
이 아이들 어머님도 늘 감사 인사를 전하신다.
"애들 말로는 우리 애들이 제일 늦게 간다면서요? 잘 돌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니에요. 운영 시간까지 돌보는 게 제 일이죠. 애들이 너무 반듯하고 사랑스러워요."
"애들이 선생님을 너무 좋아해요. 덕분에 안심하고 맡깁니다."
내 선입견을 깨준 고마운 쌍둥이들 덕분에 돌봄 교실은 오늘도 평화롭다.
고맙다, 얘들아! 너희 같은 아이들을 만난 건 내게 큰 행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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