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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교실에도 봄이 왔다지요.
06화
요리수업 - 미니피자 만들기
오늘은 피자 셰프
by
빛나다온
Jul 12. 2025
작은 발소리들이 돌봄 교실로 향한다.
아이들의 얼굴엔 이미
기대라는 단어가 반죽처럼 부풀어 있었다.
오늘은
돌봄 교실 단체프로그램 중 요리수업이 있는 날
"선생님~ 진짜 우리가 만들어서 먹는 거예요?
"
"피자 진짜 구워요?
"
"전 치즈 왕창 넣을래요!
"
"집에 갖고 가도 되죠?
"
쉴 새 없는 질문들 속에서
출석을 마친 뒤, 아이들과
실과실로 향했다. 요리
선생님께서 미리 도착해 모든 재료를 준비해 놓으셨다.
"안녕하세요
!
"
책상 위에는 또띠아, 토마토소스, 양파와 파프리카, 옥수수, 햄, 그리고 모짜렐라 치즈가
보기 좋게 나란히 놓여 있다.
요리선생님께서 설명을 하신다.
"
손부터 깨끗이 씻고
이제 본격적으로 피자 만들기 시작할게요.
"
앞치마를 입고 비닐장갑을 낀 아이들,
오늘만큼은 모두가 피자 셰프다.
"
먼저 또띠아 위에 소스를 발라볼까요?
숟가락 뒷면으로 슥슥~ 골고루 펴야 해요.
"
"
오~ 진짜 피자 같아졌어요
."
"
전 하트 모양으로 펴볼래요
."
소스를 바르면서도
아이들은 각자의 개성을 담아낸다.
"
이제 토핑 얹어볼게요~
먼저 양파를 썰어볼게요.
"
케이크 자르는 칼로
안전하게 양파와 파프리카를 썰어보지만
쉽지 않다
.
이제 햄, 야채, 옥수수 등을
원하는 대로 골라 얹을 차례다.
"
선생님, 전 야채 싫어요. 치즈만 해도 돼요
?
"
"
저는 빨간 파프리카 꼭 넣을래요. 색이 예뻐요!
"
작은 손가락들이
바빠진다
.
양파를 세 줄만 살포시 얹는 친구,
치즈를 산처럼 쌓는 친구,
"내 건 무지개 피자예요!
"
라며
색깔별로 정성껏 토핑을 배열하는 친구,
하물며 엄마 얼굴을 만드는 친구도 있다.
실과실은 어느새
작은 피자 공장처럼 변신한다.
테이블마다 아이들의 작품이
예쁘게 완성되어 간다.
누구는 '치즈 폭탄 피자
'
치즈를 자꾸 쌓더니 피자 위에 눈처럼 소복이 덮였다.
"선생님, 제 피자 안 보이죠? 하얀 산이예요!
"
친구들은 배꼽 잡고 웃는다.
어떤 아이는 '무지개 피자
'
파프리카를 색깔별로 정렬해 놓고 “이건 먹는 무지개예요!”라며 감탄하는 아이.
어떤 아이는 '사랑의 하트 피자
'
하트 모양으로 토핑을 올린 후,
"이건 엄마랑 아빠 줄 거예요."
"선생님, 언제 다 구워요?
"
피자가 오븐에 들어가고 나자, 교실엔 고소한 향이 퍼진다.
아이들은 기다리는 동안 의자를 들썩이며 말한다.
"배고파서 쓰러질 것 같아요
."
"급식 안 먹었니?
"
농담처럼 내가 한마디 한다.
"제 거 먼저 꺼내면 안 돼요?
"
"
선생님, 제 피자가 제일 예뻐요
."
피자판 위에 올린 피자들을 조심스럽게 오븐에 넣고,
타이머가 돌아가는 동안
아이들은 오븐 속을 들여다본다.
"뜨거우니 위험해요. 멀리서 보세요.
"
혹여나 다칠까 봐, 요리 선생님과 나는 눈을 떼지 못하고 아이들 사이를 분주히 오간다.
"선생님, 치즈 녹고 있어요! 봐요
."
"
우와~ 냄새 대박이에요
."
"진짜 파는 피자 같아요
."
고소한 냄새가 실과실 가득 퍼진다.
치즈가 노릇노릇 녹아가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의 눈은 점점 커지고, 입꼬리는 절로 올라간다.
"
선생님, 빨리 먹고 싶어요~
"
"
제 건 치즈가 폭발했어요
.
"
드디어 완성된 미니 피자! 한 조각씩 접시에 담아주자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피자를 자랑스럽게 바라본다. 원래는 포장해서 집에 가져가지만, 오늘 피자는 고소한 치즈 냄새에 한 조각씩 먹어보기로 했다.
"
와~ 진짜 내가 만들었어요
.
"
"
선생님, 엄마가 보면 깜짝 놀라겠죠
?
"
"
음~ 바삭하고 치즈도 쭉 늘어나요
.
"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
라며
감탄들을 한다.
테이블 밑엔 토핑 조각과 치즈 자국으로 어지럽다. 요리 선생님께서 부드럽게 말씀하신다.
"
얘들아, 정리까지 잘하는 사람이 진짜 요리사야~"
아이들의 반응은 만들 때와는 시큰둥하다.
나는 살짝 덧붙인다.
정리를 잘하는 친구들에겐... 마이쮸를 줍니다!
순간, 교실 공기가 바뀐다.
피자에 배도 불렀을 텐데
마이쮸의 유혹엔 어쩔 수 없나 보다.
"치즈 닦았어요
."
"햄 조각 주웠어요
.
"
"비닐은 쓰레기통에
.
"
서로 경쟁하듯 움직이며
평소보다 2배는 부지런한 모습.
조용히 웃음이 새어 나온다.
정리도,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법.
오늘도 마이쮸는 위대한 힘을 발휘했다.
요리 수업은 재료를 고르고, 조합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완성하는 모든 과정 속에서 아이들의 창의력과 자신감이 자라나는 시간이다.
"
선생님, 다음엔 뭐 만들어요?
"
"
컵케이크요? 아니면 과일꼬치요?
"
"
전 김밥 싸보고 싶어요
."
아이들은 기다림을 배우고, 협동을 배우고,
자기 손으로 만든 결과에 얼마나 큰 기쁨이 담겨 있는지도 배웠다. 치즈처럼 쭈욱 늘어났던 웃음,
피자처럼 따끈따끈했던 마음,
그 모든 게 반죽처럼 부풀어 오른 소중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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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요리
셰프
Brunch Book
돌봄교실에도 봄이 왔다지요.
04
공예 수업 이야기
05
작은 손의 선율, 우쿨렐레 시간
06
요리수업 - 미니피자 만들기
07
시끌벅적 자유놀이 시간의 풍경
08
순수한 생일상, 깊은 감동!
돌봄교실에도 봄이 왔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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