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정의

by 양묘

욕망은 때로 나보다 먼저 움직였다.
심장은 이유 없이 뛰었고, 손은 벌써 무언가를 움켜쥐었다.
부서뜨리고 싶은 마음, 소리 지르고 싶은 마음, 모든 것을 무로 되돌리고 싶은 충동들이 나보다 먼저 입을 열었다.

나는 그때마다 지켜보았다.
내 안의 무언가가 날 삼키는 순간들을.
차가운 이성이 아니라, 나약한 자아로, 그 모든 폭발의 현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나를 붙들었다.

폭풍이 지나가고 나면, 잿더미 위에 나를 다시 세웠다.
무너진 자리에서, 나는 비로소 스스로의 이름을 불렀다.
이건 내 욕망이지만,
이건 내 분노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 전부는 아니라고.
나는 이 모든 감정을 통과하면서도 나로 남을 수 있다고.

그러니, 충동이 있는 그 자리에, 나는 나를 놓아야 한다.
휘청이지 않도록. 무너지지 않도록.
모든 파열음 속에서도 끝내 나라고 불릴 수 있도록.

지금도 나는 나를 휘감는 감정의 소용돌이 앞에서 멈춰 선다.
그러고는 조용히 말한다.

그 자리에, 나를 세운다.
이해하지 못해도 좋다.
그러나 도망치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충동이 있은 곳에 자아가 있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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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밀]

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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