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귀찮고 사랑스러운
머릿속에 그리는 마인드맵은 늘 두 갈래다.
딸과 나는 오른쪽,
남편과 아들 둘은 왼쪽
나뉘는 기준은
같은 상황, 같은 말에도
반응은 늘 달랐기 때문이다.
오른쪽은 ‘말’이 통하고, ‘교육’이 스며드는 군(group).
왼쪽은 말보다 ‘훈계’가, 때로는 ‘매’가 작동하는 군.
그래서 나는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대하며,
결국,
다른 카테고리로 구분할 수밖에 없었다.
아들들이야,
평생 아들일 테니 이해한다.
하지만 남편은…
내가 아직도 키워야 하는 걸까?
아들 둘을 둔 입장에서
남편까지 키우는 건 솔직히 과하다.
그렇다고 반품하자니
그 또한 맘 편한 일은 아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언젠가
나처럼 생각하는 아들의 아내가
나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며
반품을 요구하진 않을까
종족번식의 의무도 다했겠다,
이쯤에서 말한다.
다른 군은,
다른 군끼리 살았으면 좋겠다.
… 그건, 어렵겠지. ㅜㅜ
남편이 오늘도 엉뚱한 타이밍에
엉뚱한 소리를 해도
“아, 왼쪽 가지의 언어로구나.” 하고 넘길 것이다.
아들이 방을 어질러 놓아도
“자연 상태에 가까운 군이군.” 하며
종의 특성을 존중할 것이다.
그래야 내가 덜 늙을 것 같다.
살다 보니,
자기 자신을 덜 괴롭게 만드는 사고의 기술은
자꾸 단련되는 것 같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도
각자의 세상은 다릅니다.
나는 그 다름을
머릿속 마인드맵으로 정리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