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힘들고 사랑스러운
경보가 건강에 좋은 진짜 이유?
웃긴 폼 때문에
엔도르핀을 유발하기 때문일까?
저는
걸음이 빠릅니다.
아주 빠릅니다.
그래서 산책을 할 때도
아이들에게는 늘 경보 훈련이 됩니다.
가끔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걷는 건지 뛰는 건지 모를 정도로
앞만 보고 갑니다.
엉덩이를 씰룩씰룩 흔들며
경보를 하다 보면
막 웃음도 터져 나와
엉덩이뿐 아니라, 온몸을 흔들며 걷습니다.
그러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
같이 나온 남편은 보이지 않습니다.
통쾌합니다.
‘내가 너를 이겼어.’
속으로 조용히,
아주 뜨겁게 외칩니다.
알고 보니,
자기를 두고 먼저 가버렸다며
남편은 삐쳐서
집으로 가버렸습니다.
더 통쾌합니다.
‘고래고래 씨, 당신은
삶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늘 날 재촉했지.
내가 가다 넘어지면 화내고,
일어서기도 전에 혼자 먼저 가버렸지.’
소심한 복수를 한 저에게 돌아오는 건
잔소리뿐입니다.
집에 와서는
고래고래씨의 잔소리를 들으며
“그래그래, 미안해. 애들 따라가느라 바빴어.”
잔소리를 들어도
엉덩이를 씰룩이며 달린 날은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경보는 건강에 좋습니다.
특히 남편을 제치고 나설 때,
엔도르핀이 미친 듯이 나옵니다.ㅍ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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