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 최첨단 호텔 너무 좋아요!

에어비엔비는 처음입니다.

by 르르베

한 달 살기를 결심하고 가장 먼저 마주한 난관은 '집'이었다. 호텔은 브랜드가 주는 신뢰라도 있지만, 에어비앤비는 호스트가 정성껏 연출한 사진과 몇 줄의 주관적인 후기가 전부였으니까. 에어비앤비 초보자인 나에게 그 불확실성은 생각보다 큰 무게로 다가왔다.


화보처럼 완벽해 보이는 사진들은 오히려 의심스러웠고, “최고였어요"라는 찬사보다 "수압이 약하다", "벌레가 나왔다"는 단 한 줄의 혹평이 더 크게 박혔다. 지저분하거나 위험하면 어쩌지? 밤잠을 설치며 후기를 읽고 또 읽었다.


결국 나만의 엄격한 기준을 세웠다.

인테리어에 현혹되지 말 것. 무조건 위치, 그리고 최대한 신축일 것.


어느 평일 밤, 아이를 재우고 나서야 '한 달 전 전액 환불'이라는 문구만을 믿고 덜컥 20박을 예약했다. 나중에 다시 꼼꼼히 살펴보고 일정을 정리해야지 다짐했지만,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덧 출국일이 되었다. 불안감이 점점 커져갔다.


하지만 브리즈번에 도착해 숙소로 향하던 길, 그 모든 걱정은 탄성으로 바뀌었다. 멀리서부터 눈에 띄던 근사한 건물을 보며 "와, 저긴 진짜 멋지다"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그곳이 우리 집이었던 것이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달려간 발코니에서는 브리즈번 강과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액자처럼 걸려 있었다. 오후의 햇살이 통창을 통해 거실 깊숙이 들어와 반짝이는데, 그제야 걱정 가득했던 마음이 안도와 환희로 바뀌었다.


”엄마! 이 최첨단 호텔 너무 좋아요!"


아이의 한 마디에 이번 한 달 살기의 반은 성공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운 좋게 선택한 이 숙소는 위치마저 완벽했다. 4층은 다양한 숍과 식당, 그리고 사우스뱅크로 이어지는 다리가 바로 연결되어 있었고, 23층 스카이덱 전망대에서는 도시의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요즘 핫하다는 'The Star Grand Brisbane' 호텔과도 이어져 있어 마치 도시의 중심에 오롯이 서 있는 기분이었다.


불안함으로 시작했던 선택이 최고의 행운이 되어 돌아온 덕분에, 우리의 하루는 한결 여유로워졌다. 숙소가 좋으니 서두를 필요가 없다. 창밖의 풍경을 충분히 즐기며 느긋하게 시작하는 아침, 그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이미 충분히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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