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은 이제 선택이나 유행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물리적, 경제적, 사회적 기반을 재편하는 결정적인 힘이 되었다.
AI와 인간형 로봇,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생명공학은 산업의 틀뿐 아니라,
노동의 개념, 교육의 목적,
복지와 분배의 시스템까지 흔들어 놓고 있다.
문제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그 기술이 낳은 부와 기회의 분배 방식,
그리고 그로 인해 발생할 불평등과 사회 붕괴 가능성이다.
이미 많은 학자, 사상가, 경제학자, 정책가들이
이 문제를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해 왔다.
여기서는 이들의 주요 관점을 정리하여,
독자에게 앞으로의 사회 설계를 위한 중요한 논점을 소개한다.
기술 낙관론: 새로운 일자와 균형의 가능성
MIT의 노동경제학자 데이비드 아우터(David Autor)는 말했다.
"기술 발전은 일자리를 파괴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든다."
과거 산업혁명을 돌아보면,
자동화는 인간의 노동을 대체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새로운 수요와 산업이 생겨났고,
전체 고용은 결국 회복되었다.
아우터는 특히 강조한다.
비정형 문제 해결,
창의성,
대인관계 기술.
이런 영역은 AI와 자동화로 완전히 대체되기 어렵다.
오히려 인간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
그래서 그는 말한다.
교육,
직업훈련,
이것이 전환을 준비하는 열쇠라고.
미래는,
준비하는 사람에게 열려 있다.
기술 불평등론: 승자독식 구조와 분배의 위기
스텐퍼드대의 에릭 브린욜프슨(Erik Brynjolfsson),
MIT의 앤드루 맥아피(Andrew McAfee)는 지적한다.
"기술 발전은 승자와 패자를 더 분명히 나눈다."
AI와 로봇이 만든 생산성은
자본과 고급 인력에 집중된다.
반면,
중간 기술직종은 사라지고,
저임금 일자리만 늘어난다.
결국 양극화는 심화된다.
그래서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기술 그 자체보다,
그로 생겨난 부와 기회를
어떻게 사회 전체로 순환시킬 것인가.
브린욜프슨은 말한다.
로봇세,
디지털세.
인간 노동 없이 만들어진 과실을 사회가 일부 회수하고,
그 재원을 재교육,
사회보장,
기본 인프라에 투자해야 한다고.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로 만든 부를 어떻게 나눌지의 문제다.
기본소득론: 노동 없는 사회를 대비하는 안전망
영국 경제학자 가이 스탠딩(Guy Standing).
미국 정치인 앤드루 양(Andrew Yang).
이들은 노동 없는 사회의 해범으로
기본소득제를 강하게 주장한다.
스탠딩은 말했다.
"불안정 고용은 점점 확대되고, 노동-소득-소비의 순환 구조는 무너진다."
그는 『프레카리아트: 새로운 위험 계급』에서
이 불안정한 계층을
현대 사회의 가장 큰 위험 신호로 본다.
앤드루 양은 2020년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프리덤 디비드'를 내걸었다.
모든 국민에게 매월 1,000달러를 지급하자는 공약.
그 공약은 사회적 주목을 받았다.
이들의 경고는 단순하다.
기술로 만들어진 부가
사회 전체로 분배되지 않는다면,
불평등은 극대화된다.
그때 무너지는 것은
경제만이 아니다.
민주주의,
공동체,
우리 사회의 존속 자체다.
의미 있는 노동: 시간 단축과 일의 재구성
데이비드 그레이버(David Graeber)는 말했다.
"우리는 이미 자동화로 사람들을 해방시킬 수 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무의미한 사무직,
끝없는 보고,
과도한 관리와 감시 시스템.
그는 『쓸모없는 일(bullshit jobs)』에서
이 문제를 통렬히 비판했다.
해법은 무엇인가.
노동 시간을 줄이고,
의미 있는 노동으로 전환하고,
사회적 가치를 중심에 둔 일자리로 재편하는 것이다.
단순히 '일자리 숫자'를 채우는 것이 아니다.
그 일이 개인에게,
사회에,
어떤 의미와 지속가능성을 주는지를 진지하게 묻는 일이다.
인간-로봇 협업: 기술 설계의 재정립
MIT 인간-로봇 상호작용 연구팀.
중국 AI 전문가 카이푸 리(Lee Kai-Fu).
그들은 말한다.
AI와 로봇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할 수 있다고.
예를 들어보자.
감정 노동,
창의적 발상,
윤리적 의사결정.
이 영역은 아직 기계가
제대로 따라오지 못한다.
따라서 교육과 산업 설계에서
이런 인간의 강점을 강화하고,
단순 반복 작업은
기계에 맡기는 분업 구조로 전환하는 것.
그것이 지금 사회가 준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전환이라고
그들은 본다.
분배 정의와 능력 접근: 존엄을 지키는 사회 설계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Amartya Sen),
철학자 마사 누스바움(Martha Nussbaum).
그들은 단순히 소득을 재분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능력(capability)’이다.
모든 인간이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어야 하며,
사회에 참여하고,
자아를 실현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AI 시대에도 이 원칙은 달라지지 않는다.
인간의 존엄.
인간의 자율성.
인간의 관계성.
이것들은 단지 경제 문제를 넘어, 사회 설계의 핵심이어야 한다.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우리가 그것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우리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
센과 누스바움은 경고한다.
능력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
인간은 결국 존엄을 잃고,
공동체는 붕괴한다고.
기술은 질문이고, 답은 사회가 만든다
기술은 속도를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그 속도에 맞게 사회가,
제도가,
인간이 바뀌지 않는다면
그 끝에 남는 것은 더 깊은 불평등과 불안,
그리고 사회적 붕괴의 가능성뿐이다.
우리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낼지,
아니면 무너지는 토대 위에서 갈등과 분열을 키워갈지.
그 선택은 기술이 하지 않는다.
정치와 사회, 공동체,
그리고 우리 각자가 만들어가야 할 답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이 질문은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당신은 어디에 서 있는가?
그리고 이 변화 속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