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전기의 시대, 기후의 비명

by 홍종원

우리는 전기의 시대에 들었다.
모든 것이 전기로 움직인다.
AI 서버는 수천 개의 GPU로 돌아가며,
인간형 로봇, 전기차, 자율주행, 스마트 공장까지 모두 전기에 의존한다.


겉으로 보면 미래는 깨끗해 보인다.
매연은 줄고, 소음은 사라지고,
거리는 조용해졌다.
하지만 우리는 잊고 있다.
그 전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지금도 전 세계 전력 생산의 약 60%는 석탄, 가스, 석유 같은 화석연료에서 나온다.
태양광, 풍력, 수소는 분명 성장 중이지만,
AI와 전기차, 로봇이 만들어내는 전력 수요는 그 성장 속도를 앞질러 버렸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는
연간 소도시 한 곳이 쓰는 전력을 소비한다.
구글은 '탄소 없는 데이터센터'를 약속했지만,
그조차 재생에너지의 확충 속도에 달렸다.
테슬라 기가 팩토리는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가스와 석탄 발소에서 전기를 가져온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기후 변화의 현실 속에 있다.


2023년, 전 세계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4도 올랐다.
한여름 북미와 유럽에서는
섭씨 40도가 넘는 폭염이 일상이 되었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홍수와 가뭄이 번갈아 닥쳤다.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하가 빠르게 녹으며 해수면 상승에 가속됐다.


IPCC(기후변환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경고한다.
현재 속도로 탄소를 배출하면
2050년까지 평균기온은 2도 이상 상승할 것이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생태계 붕괴, 식량 부족, 기후 난민, 경제 시스템 불안정.
모두가 연결된 문제다.


문제의 핵심은 간단하다.
우리는 전기로 미래를 설계한다.
그러나 그 전기의 바닥에는 여전히 석탄과 가스가 흐른다.
기술은 깨끗함을 약속하지만,
그 깨끗함을 지탱하는 에러지 구조는 여전히 더럽다.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이 산업혁명의 전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누가 그것을 만들고,
누가 그 비용을 치르는가?
지구의 열은 얼마나 더 올라가야 멈출 것인가?


깨끗한 혁명은 아직 오지 않았다.
미래는 아직 선택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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