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우리는 사회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by 홍종원

4차 산업혁명은 이전의 어떤 기술 혁신보다 빠르고, 넓고, 깊다.
산업의 경계를 허물고,
노동의 의미를 바꾸며,
인간관계,
교육,
복지,
심지어 개인의 정체성까지 흔들고 있다.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이제 멈출 수 없다.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의 세대들은 자신이 어떤 전환기에 있는지 몰랐다.
그들은 농촌에서 도시로,
손에서 기계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이동하며 단지 생존하기 위해,
적응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다르다.
우리는 변화의 이름을 알고,
그 파급력을 언론에서 읽고,
보고서에서 듣고, 일상에서 느낀다.


우리는 그나마 예고된 혁명의 한가운데 서 있다.
이것은 큰 기회이자 마지막 경고다.


기술은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사회는, 제도는, 규칙은 설계할 수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술이 만들어낼 변화 중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발굴하고,
공론장에서 토론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부의 분배 방식.
그리고 부의 사다리.


AI와 로봇이 만든 부가
극소수 기업과 자본, 슈퍼스타 개발자에게만 쌓인다면,
사회는 극단적으로 쪼개질 것이다.


그러나 그 부를 사회 전체가 나누고,
다음 세대 누구라도 노력과 기회로 올라설 수 있는 사다리를 만든다면,
기술은 인간 사회를 한 단계 더 진화시키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한 과세나 복지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사회 설계의 문제다.


우리는 무엇을 공동체의 기본으로 삼을 것인가?
무엇을 인간의 존엄으로 인정할 것인가?
어떤 조건이 모든 이에게 '시작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것인가?


우리는 이미 그 질문들을 알고 있다.
문제는 그 질문들을 얼마나 진지하게 꺼내고,
얼마나 넓은 공론장으로 가져가며,
얼마나 실질적인 제도로 바꾸는가에 달려 있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기술이 만든 불가피한 변화에 휩쓸릴 것인가.
아니면 그 변화 위에 새로운 사회를 다시 설계할 것인가.


역사는 우리에게 전례 없는 기회를 주고 있다.
이 기회를 어떻게 쓸지는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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