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낯설지만 편안한 땅 : 안녕 대만

by 대미녀


드디어 여행 당일이다. 비행기 안에서 창밖을 보며,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었다. 꿈꿔왔던 나라, 화면 속에서만 보던 그 거리와 공기가 내 두 발로 아니 내 몸에 와닿았다.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한 순간, 찐득한 더운 공기가 온몸을 감싸왔다. 나는 더운 걸 원래 싫어하는데, 그 공기가 이상하리만치 좋았다. 이 낯선 더위조차 반가웠던 것이다.


반가움도 잠시, 오빠와 나는 입국심사 줄에 섰다가 혼란에 빠졌다. E-GATE 등록 방법을 몰라 줄에서 나와 다시 찾아 헤맸다. 어쩌다 오빠와 떨어지게 되었는데, 순간 '국제미아'가 된 기분이었다. 긴장과 걱정이 몰려왔지만, 다행히 공항 직원분이 몸짓과 손짓으로 친절하게 안내해 주셨다. 서로 다른 언어를 쓰면서도 마음은 통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비록 진이 빠지긴 했지만, 그 웃음기 어린 순간이 지금도 내 마음 아니 우리 마음에 따뜻하게 남아있다.


무사히 입국 심사를 마치고, 공항을 빠져나왔다.

구글맵에서 수없이 들여다봤던 거리들이라 그런지 정말 익숙하게 느껴졌다.


'아, 나는 정말 이 나라가 좋구나.'


아직 본 것도, 경험한 것도 별로 없지만, 처음 만난 그 순간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이곳에서 나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걸...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