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속성 1탄

진짜 원하는게 뭔지 그래서 생각해봤어?

by vitaesperanza

나는 지금부터 매우 평범한 얘기를 해보려고 해.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꿈과 장래희망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지. 근데 사실 나의 꿈은 돈에서부터 생겨나기 시작했어.


2021년도에 나는 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미국 박사과정에 필요한 정착금을 모으기 위해 영어학원에서 일을 하며 GRE를 공부했어. 초중등생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원어 수업이었는데,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괜찮은 돈을 쉽게 벌 수 있었고, 그 때부터 돈의 속성 첫번째를 알게 되었지.


(돈의 속성 첫번째)

"돈 벌기를 좋아하면, 돈을 벌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대치동에서의 나의 첫 꿈이 생겨났던 거 같아.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처럼 대치동에서 자리잡아 수능 1타강사가 되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지.

두 번째로 옮겨간 학원은 외고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원어 문학수업이었어. 에세이 writing이랑 문학비평을 가르쳤어. 교재 제작도 혼자서 해내고, 연세대 언더우드 철학관련 대입면접부터, 토플 수업까지 돈이 되는 일은 뭐든 다했지. 그렇게 모든 수업을 마다하지 않고 하다보니, 프리랜서로 가장 많은 소득이 월 800이었어.


매주 수업할 내용에 대한 책 관련 discussion주제들과 학술지 발췌문 읽고 토론하는 workbook을 만들었고, 총 수천페이지를 만들었었던 거 같아.





인천에서 통근하는 지하철 안에서도 만들고,

집에 돌아와 새벽까지 만들고, 주말에도 만들면서 쉬는 날이 정말 없었거든. 근데 정말 신기하게 연료가 바닥나지 않는 로켓처럼 무언가에 씌인것처럼 멈출 수 없는 속도로 일을 처리했던 거 같아.




(돈의 속성 두번째)

"돈을 좋아하고 쫓으면, 돈은 나를 쫓아와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어주고 간다".








그러다 강남 고등부 내신 수업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거야. 수능강사로서의 꿈에 한발짝 더 나아갈 수 있는 단계가 된거지. 그리고 역삼으로 이사를 와, 자치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 자유로움과 뿌듯함은 아직까지도 선명하게 생각이 나. 서울은 정말 좋은게 많구나. 카페도 개성이 엄청나. 한강다리 밑으로 흐르는 물은 내가 느끼는 자유로움과 마음 속에 이는 역동성을 대변해주는 거 같았지.

그렇게 시간은 흘러, 많은 학생들 앞에서 강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들도 얻게 되었어.

아이들의 순수함과, 친해지면서 받게 되는 엄청난 사랑은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주었어. 지금도 연락하는 이쁜이들아 샘 브런치 글 많이 읽어줘.







설명회도 하면서 정말 바쁘게 생활했던 거 같아. 출근 전도 일, 근무 중 일, 늦은 퇴근, 퇴근 후 일, 주말 일을 반복하면서 건강을 챙기기 위해 술도 1년동안 끊게 되었고. 운동도 매일 규칙적으로 하면서 덕분에 단단한 몸으로 거듭났지.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소개팅을 한 번 하려면 저녁의 잠을 더 줄여야 했을만큼, 바빠서 느끼지 못할거라고 생각했던 외로움에 눈물 흘려야 했던 시간들도 정말 많았지. 그런데도 학업적 어려움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어가면서 내 스스로가 굉장히 가치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꼈거든.




(돈의 속성 세번째)

"돈은 내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하는 역할이 정해진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지. 그렇게 아름다워 보였던 저녁에 빛나던 한강 다리가 내 안에 채워지지 않아 남아도는 파편들처럼 느껴졌어.

정말 행복했던 순간들이 많았었고, 내가 너무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는 공간에서 일을 할 수 있어서, 천직이라고 느꼈었던 터라, 혼란의 출처가 무엇인지도 혼란스러웠어.




(돈의 속성 네번째)

"돈이 목적이 되는 순간, 내가 수단이 된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때 처음으로 돈 외의 질문들을 하기 시작해서였던 거 같아.


너무 쉬지 않고 달려와서 생겨난 단순한 일탈적인 호기심이었을까도 싶었어. 그렇게 열심히 달려왔는데, 내가 흔들리기 시작하는구나 하면서 초조했지. 나는 이렇게 실패하겠구나라는 엄청난 공포가 물 밀듯이 들어오면서, "내가 왜 그렇게 돈을 벌고 싶어했을까"라는 why라는 질문에 내 스스로가 철없이 느껴지기까지 했어.


바깥 세상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는데, 그 생각들을 막기 위해서 정말 노력했던 거 같아. 나의 말하는 기술과 남을 도와주고 싶어하는 마음, 그리고 영업기술로 좀 더 넓은 사회로 나가볼 수 없을까라는 막연한 생각들을 나는 "현실을 모르는 풋내기"라고 재단해버렸고. 내가 사는 삶 외에 얼마나 다양한 삶들이 바깥에 있을까가 궁금해진 내 자신에게 "하는 일이나 똑바로 제대로 해"라며 비난했지. 한국 교육산업에서 경험할 수 있는 꿈으로 향해가는 치열함과 경쟁 외에 또 어떤 방식의 성공 궤도들이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을까라는 생각들에 "욕심이 끝이 없고 한심하구나"로 입막음하려 했어.


그러다 승진을 하게 됐는데 행복할 줄 알았던 내가 더욱 큰 불안감을 느꼈어. 내가 한길만 계속 걸어서 돈을 많이 벌고 성공한다면, 나는 후회가 없을까?


그리고 나의 질문들은 처음 돈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지.

내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은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위해 그 동안 꿈을 꿔왔고, 왜 그렇게 돈을 벌고 싶어했을까? 등 그 동안 한 번도 스스로에게 질문한 적 없었던 생각들이 막을 수 없이 흘러나왔지.


그렇게 난 퇴사를 하고, 홍콩 한달살이를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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